매일신문

"이쯤에서 물러나야" 결단 촉구에도…이준석, 징계 가처분 신청 예고

李, 尹대통령 직접 겨냥 비판 발언 쏟아내…타협점 못 찾을 땐 與 공멸
정치권, 이 대표 명분 챙기고 친윤계 실리 중재안 제시하기도

국민의힘 서병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서병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11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9일 열릴 예정인 전국위원회 결정을 통해 물러날 위기에 몰리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본인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9일 전국위원회에 앞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의 전횡을 고발하는 내용의 여론전을 강화하는 한편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취지에 따라 억울하겠지만 이 대표가 이쯤에서 물러서고 '친윤계'도 이 대표의 명예로운 퇴진을 위한 길을 열어주는 방식으로 양측이 타협점을 찾아야 여권의 공멸을 피할 수 있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자동 해임' 위기에 내몰린 이준석 대표가 전면전을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당의 현재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규정했다. 오는 9일 전국위원회가 비대위원장 인선 등을 의결하면 이 대표는 '전(前) 대표'가 되고 당은 공식적으로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이에 이 대표는 지난 5일 상임전국위원회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가 말하는 것이 정론이고, 그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보통 반기를 드는 행위"라며 "당대표가 내부총질 한다는 문장 자체가 '형용모순'"이라고 적었다.

특히 이 대표는 비대위원장 임명안을 전국위에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표결하겠다는 서병수 전국위원장의 방침에 대해 "이제 사람들 일정 맞춰서 과반 소집해서 과반의결 하는 것도 귀찮은지 ARS 전국위로 비대위를 출범시키려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나아가 이 대표는 전국위원회 비대위 의결의 효력 정지, 추후 비대위원장의 직무 정지, 나아가 윤리위의 징계 결정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예고하고 있다.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이른바 '친윤계'를 상대로 마지막 살 길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내에선 집권당의 볼썽사나운 내홍이 장기화하고 여당 대표자리가 법원 판사의 손에 의해 결정되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힘자랑'으로 일관하고 있는 '친윤계'와 엄연한 정치적 '현실'을 외면하려는 이 대표 측이 이성을 되찾으라는 요구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6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이 대표는) 자중하고 후일을 기약하라'고 당부했다.

홍 시장은 "절차의 하자도 치유됐고 가처분 신청을 해본들 당헌까지 적법하게 개정된 지금 소용없어 보인다"며 더 이상 당을 혼란케 하면 그건 분탕질에 불과하다. 대장부는 나아갈 때와 멈출 때를 잘 알아야 한다"는 훈수를 건냈다.

정치권에선 전당대회에서 선출됐고 아직 성 상납 혐의에 대한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이 대표는 '명분'을 챙기고 정권교체에 따른 여당 내 권력재편을 시도하는 친윤계는 '실리'를 취하는 방식으로 양측이 접점을 모색하는 방안이 최선이라고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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