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포함해 적십자와 연을 맺은 수성구 적십자 봉사단원들이 가장 많이 추억하는 두 분이 계십니다. 문영란 전 적십자 수성구 지구협의회장님과 김길윤 전 적십자 수성구 일심봉사회장님입니다. 두 분 모두 봉사단원들에게는 큰 어른일 뿐만 아니라 봉사단원들에게는 등불과 같은 존재이셨습니다.
먼저 문영란 회장님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저와 함께 활동을 한 기간은 짧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어머니와 함께 봉사활동을 펼치셨고, 제가 어머니와 함께 적십자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 처음 만난 회장님이었습니다. 먼발치서 지켜보긴 했지만 제가 봤던 문 회장님은 항상 책임감을 갖고 봉사활동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부분을 꼼꼼하게 챙기시던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봉사단원 개개인에 대해 많은 신경을 써 주신 분이기도 했습니다. 처음 봉사활동 왔을 때에도 "너무 잘 왔다"며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신경써 주셨습니다. 특히 제가 적십자 봉사단으로 활동을 시작한 뒤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을 때 문 회장님은 제게 이런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적십자 봉사단원으로 활동하게 되면 배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많다. 아직 나이가 젊을 때니 봉사활동 하는 동안 찬찬히 교육을 받다 보면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문 회장님의 이 한 마디 덕분에 저는 적십자 활동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됐습니다. 그만큼 봉사단원 개개인에 대한 관심이 각별했습니다.
2019년 돌아가신 김길윤 전 회장님은 수성구 적십자 봉사단원들에게는 '대모'같은 존재셨습니다. 봉사활동 할 때는 원칙을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귀감이 됐었습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도시락 봉사를 위해 밥을 그릇에 담을 때 밥의 양이 제각각이 되면 꼭 지적하셨었습니다. 자칫 받는 사람이 상처받을 수 있다고요. 처음에는 어리둥절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싶었던 그 마음이 느껴지는 일이었습니다.
김 전 회장님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사탕 목걸이'입니다. 봉사단원들이 상을 받거나 좋은 일이 있을 때 사탕으로 목걸이를 만들어서 주셨었지요. 그 사탕 목걸이에 단원들을 생각하시는 그 정성이 너무 진하게 느껴져서 목걸이를 받은 단원들이 모두 감동했던 기억도 이제는 추억이 됐습니다.
두 어른을 만나며 저를 포함한 모든 봉사단원들이 봉사 활동의 매력, 그리고 봉사 활동은 하면 할 수록 계속 이어나가고 싶은 '행복한 중독'임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두 분의 빈 자리가 가끔씩 크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특히 김 전 회장님은 돌아가시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왕성하게 봉사 활동을 하셨었는데 갑자기 몸이 안 좋아지시더니 저희 곁을 떠나가셔서 단원들 모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었습니다.
요즘 적십자 봉사단원들 중 40, 50대가 많지 않아 가끔 걱정일 때가 있습니다. 또 봉사 활동이 좋아 전적으로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에게 "왜 돈 안 벌고 봉사만 하느냐"는 말에 괜히 상처받을 때도 있습니다. 두 어른이 옆에 계셨다면 적어도 이런 고민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을텐데 그런 생각 들 때마다 빈 자리를 느끼기도 합니다.
저를 포함한 적십자 봉사단원은 지금도 두 어른의 유지를 마음속에 품고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기 위해 이곳저곳 다니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지켜보신다 생각하고 열심히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살겠습니다. 저희들의 삶을 봉사로 아름답게 채워주시고 떠나신 두 어른이 오늘은 너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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