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태풍 피해 현장 줄잇는 '온정의 손길'로 훈훈

묵묵히 집 앞 청소하는 시민·찾아가는 편의점
의연금과 구호물품 등 따뜻한 손길 계속

태풍 피해 이후 포항시 남구 상대동의 버스 승강장을 묵묵히 청소해온 이양우 씨가 칭찬의 말을 건네는 이웃들에게 부끄러운듯 손사레를 치고 있다. 포항시 제공
태풍 피해 이후 포항시 남구 상대동의 버스 승강장을 묵묵히 청소해온 이양우 씨가 칭찬의 말을 건네는 이웃들에게 부끄러운듯 손사레를 치고 있다. 포항시 제공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지역에서 묵묵히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사람들이 있어 훈훈하다.

최근 태풍 피해복구에 여력이 없는 와중에 한 80대 노인이 인근 버스 승강장을 홀로 청소하고 있다는 미담이 지역사회에 퍼져 나갔다.

주인공은 포항시 남구 상대동에 거주하고 있는 이양우(83) 씨. 이 씨는 태풍 피해 이후 매일 인근 버스 승강장을 찾아 토사와 쓰레기를 치우며 마을 청소를 자처하고 있다. 이 씨는 평소에도 포스코에서 현대제철을 오가는 인도와 버스 승강장을 주 2~3회씩 청소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양우 씨는 "철강공단에서 집도 가깝고 시간적 여유도 있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는 것뿐이다"면서 "버스 승강장은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잠깐이라도 쉴 수 있는 쉼터 아니냐. 하루 종일 고단하게 일하는데 출퇴근길에 깨끗한 곳에서 잠깐이라도 기분 좋게 지나간다면 그것이 보람"이라 했다.

15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한 성당 앞 주차장에는 물품을 가득 실은 트럭이 찾아와 이동식 편의점을 열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BGF리테일의 후원으로 연 편의점 차량이다.

이날 이동식 편의점은 피해 주민들에게 컵국·김·카레 등 반찬대용 식품과 국밥·덮밥·핫바 등 식품 총 5천738점이 제공됐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이곳은 최근에서야 물과 전기 공급이 재개됐으며 그간 반찬 없이 즉석밥을 끓는 물에 데워 먹는 가구가 다수였다"면서 "우리가 보유한 전국 물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주민을 돕기로 결정했다. 피해 이웃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15일 포항 태풍 피해지역에 마련된 이동식 편의점에서 한 주민이 반찬과 부식거리 등을 건네받고 있다. 포항시 제공
15일 포항 태풍 피해지역에 마련된 이동식 편의점에서 한 주민이 반찬과 부식거리 등을 건네받고 있다. 포항시 제공

15일 태풍 피해주민들을 위한 성금, 물품 등도 줄을 잇고 있다.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 성금 2천만원, 포항해양경찰서 성금 500만원, 미래아쿠아팜(주) 성금 1천만원을 전달했다.

한국도로공사서비스 부산경남센터, 대구경북센터도 각각 200만원과 300만원을 전달했다.

포항컨트리클럽에서는 5천만원 상당의 양수기를 포항시에 기탁했고, 맨발학교 포항지회는 429만원 상당의 물품을 전해 왔다.

포항강호로타리클럽은 520만원 상당의 쌀을, 포항시사회적기업협의회는 500만원상당 즉석식품을, 바르게살기 포항시협의회 청년회는 600만원 상당의 쌀과 라면을 피해 주민을 위해 전달했다.

대구상수도본부에서는 200만원 상당의 생수 1만병을 보내왔고, 경남 동남권 시·군의회 의장협의회는 400만원 상당 물품, K비젼안경원(원동점·기독병원앞점) 200만원 상당의 라면을 기탁했다. 의성군 봉양면 이장협의회에서도 성금 100만원 및 쌀을 후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한 단체 소속의 회원이 자신이 소속된 다른 모임에 동참을 호소하고, 또 다른 동참자가 또 다른 모임에 참여를 유도하는 등 피해 복구를 위한 따뜻한 마음이 마치 나비효과처럼 전파되고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는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한 후원금(품) 접수 창구를 시청 2층 민원상담장에 마련해 접수를 받고 있다. 성금과 후원 물품 기탁은 성금 접수(054-270-2549), 성품 접수(054-270-2550)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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