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천대유 이사 "곽상도 아들, 진단서 보니 50억 줄 정도는 아냐"

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을 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을 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위로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전 국회의원 아들 병채씨가 거액을 받을 정도로 중병에 걸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회사 관계자 증언이 나왔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자산관리 담당 이사 박모씨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작년 3월 곽병채씨의 진단서를 보고 추가 진단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병채씨는 당시 건강상의 이유로 화천대유를 퇴사하면서 50억원가량의 돈을 받았다. 검찰은 이 돈이 김만배 씨가 곽 전 의원에게 제공한 뇌물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곽 전 의원과 병채씨는 건강 악화에 따른 위로금과 퇴직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씨는 "저는 곽병채씨의 병이 굉장히 심각한 것으로 알았는데, 제출된 진단서가 그 정도까진 아니었다"며 "혹시 다른 진단서를 숨기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 추가 제출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퇴사하는 데 심각한 질병의 진단서가 왜 필요했나"라고 묻자 박씨는 "성과급 지급 논의가 진행됐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50억원이) 위로금 성격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에 검찰이 재차 "처음 제출받은 진단서가 퇴직 위로금을 주기에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나"라고 묻자, 박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은 "증인의 요구에 따라 곽씨가 추가 제출한 진단서는 앞서 낸 진단서와 마찬가지로 1년 6개월 전인 2019년 9월 진료한 내용"이라며 "성과급 지급을 위해서 추가 진단서를 요구했는데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씨는 "그렇게 생각했다. 다른 게 있는데 (곽씨가)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한편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 역시 지난달 10일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병채씨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병명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을 통해 성과급·퇴직금 등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