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時代錯誤)란 주로 세월 지난 생각이나 언행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사극(史劇)에서는 등장인물의 행색이나 무대가 그 시대상(時代相)과 맞지 않을 때를 가리킨다. 공룡과 원시인이 함께 등장하는 영화가 그런 예다. 둘 다 오래전에 지구상에 나타났지만 공룡이 살던 시대와 원시인이 살던 시대는 수천만 년 차이가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 발전' 역시 '시대착오적'이다. '태양광 발전'은 현재 기술로는 경제성이 낮아 '연구 영역' 중심 정책을 펴야 하는데, 문 정부는 이를 생활 영역으로 끌고 왔다. 문 정부가 독려해 전국 공공기관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설비의 설치비를 모두 회수하려면 평균 44년이 걸린다. 설비 유지·관리 비용과 20~30년 정도인 태양광 패널의 수명을 고려하면, 투입 비용의 절반도 건지지 못하고 폐기해야 할 판이다.
'시대착오'는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나타난다. 무지하기 때문이거나 의도적 설정인 것이다. 문 정부가 친환경에 대한 신념에서 '탈(脫)원전'을 밀어붙이고, 그 대체재로 '태양광 발전'을 들고나온 것일까? 아니면 '태양광 발전 속도전'을 위해 '탈원전'을 고집한 것일까? 현재 기술로 '태양광 발전'은 '원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밀어붙인 건 '무지' 때문일까, '의도적 설정'일까?
환경을 그렇게 생각한다는 사람들, 4대강 보(洑) 철거를 주장하던 사람들, 도롱뇽과 맹꽁이를 위해 터널과 공항을 반대하던 사람들이 벼논을 덮고, 저수지와 바다를 덮고, 나무를 뽑고 산을 깎아 태양광 패널을 깔았다. 문 정부의 '태양광 속도전'은 '경제성'에도 '친환경'에도 부합하지 않았다. 누가 봐도 말 안 되는 일을 고집할 때는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운동권 출신과 좌파 시민 단체들이 태양광 사업을 통해 보조금을 나눠 먹는다는 지적이 있다. 편법, 부실, 독점 문제도 많다. 문 정부 5년 동안 약 12조 원이 투입된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에 대한 표본조사 결과 2천267건의 불법 집행과 2천616억 원의 잘못된 세금 사용이 드러났다. 전체 사업비 12조 원 중 2조1천억 원을 표본으로 조사했는데, 그 정도였다. 이것이 '시대착오'의 결과물인지, 국가 정책의 탈을 쓴 '야바위' 노름인지 가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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