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7월에 이어 오는 12일에도 두 번째 빅 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5%대 중반에 달하는 데다 미국의 네 번째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이 유력한 상황에서 한미 금리 격차가 1%p 이상 벌어질 경우 환율과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은행에 붙어 있는 대출 관련 홍보물.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7월에 이어 오는 12일에도 두 번째 빅 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5%대 중반에 달하는 데다 미국의 네 번째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이 유력한 상황에서 한미 금리 격차가 1%p 이상 벌어질 경우 환율과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9일 연합뉴스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0.50%p 더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뚜렷하게 줄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9월 소비자물가지수(108.93)는 작년 같은 달보다 5.6% 올랐다. 상승률은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졌지만, 5%대 중반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대보다 적게 하락해 빅 스텝의 확률이 더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 역시 9월 소비자물가지수 통계 발표 직후 "소비자물가는 앞으로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높은 수준의 환율, 주요 산유국의 감산 규모 확대 등이 (물가) 상방 리스크(위험)로 잠재된 상태"라고 경고했다.
예상대로 한은이 12일 빅 스텝을 밟을 경우 역대 처음으로 다섯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게 된다.
빅 스텝 전망의 또 다른 주요 근거는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이에 따른 환율·물가의 추가 상승 위험이다.
미국 내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결국 지난달 20∼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약 한 달 만에 다시 역전됐다.
지난 7월 연준이 두 번째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뒤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약 2년 반 만에 한국(2.25%)을 앞질렀다가 8월 25일 한국은행의 0.25%포인트 인상으로 같아졌지만, 이제 격차가 0.75%포인트까지 또 벌어졌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9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했고, 11월에도 그렇게 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한은도 한미 금리 격차가 계속 커지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구나 지금 원/달러 환율도 높은 만큼, 환율을 고려해서라도 빅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국내 물가와 환율, 미국 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 등을 고려해 11월 한 차례 기준금리를 더 올리고, 내년 상반기에도 몇 차례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11월 기준금리 인상 폭에 대한 전망은 빅 스텝과 베이비 스텝으로 갈렸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1월에도 5%대의 물가 상승률이 지속돼 금리 인상 기조도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경기 우려와 물가 정점론이 확산하면서 인상 폭은 0.25%포인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는 내년 1월까지 유지되다가 글로벌·국내 경기 침체가 뚜렷해지는 2월 이후 동결로 전환해 최종 기준금리 수준은 3.25% 정도가 될 것"이라며 "경기 둔화로 물가 하락 속도가 한은이 예상하는 것보다 빠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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