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할 일이 돼야 했는데 장례식과 같았다." 1960년대 미국 인기 드라마 '스타트렉'에서 제임스 커크 선장을 연기했던 배우 윌리엄 섀트너(91)가 9일 1년 전 우주여행에 대해 밝힌 소감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의 로켓을 타고 고도 100㎞에서 우주와 지구를 바라보고 돌아오는 우주여행을 했다. 그는 "(우주에서는) 죽음과 차갑고 캄캄한 공허함을 봤지만,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푸른 하늘은 생명이었다"며 "아름다움은 (지구) 바깥이 아니라 아래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노배우는 우주여행에서 지구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소중함을 경험했다. 아름다운 지구가 전쟁과 기후 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관측도 있다.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면 미국도 대응에 나서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6일 핵전쟁으로 인류가 공멸할 위험성이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기후 위기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재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의 배경은 미래의 지구다. 황사 같은 먼지가 폭풍처럼 부는 등 인류는 종말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영화에서는 인간이 살 수 있는 다른 행성을 찾는 것이 해법으로 제시된다. 문제는 영화처럼 지구가 황폐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후 위기는 잦은 가뭄과 홍수를 불러일으키고 사막화를 가속화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초 경북 포항을 덮친 태풍 '힌남노'는 이제까지 경험했던 태풍과 너무 달라 큰 충격을 줬다.
전쟁과 기후 위기 등으로 지구를 지키지 못하고 우주로 떠나는 일은 영화로 끝나야 한다. 현재까지 지구는 생명을 간직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인류가 이주할 수 있는 행성은 아직까지 없다. 인류는 지구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에 비유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우리가 서로를 더 배려해야 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삶의 터전인 저 창백한 푸른 점을 보존해야 한다"고 했다. 집을 떠나 보면 집의 고마움을 알듯, 우주여행을 해 보면 지구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더 절실히 깨닫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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