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8일 대구시 이종헌 정책총괄단장 등 실무진들이 안동을 찾아 권기창 안동시장을 만나면서 시작된 양 도시의 물 상생문제는 논의 100여일 만인 2일 안동댐 정상부에서 '안동·임하댐 맑은물 공급과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을 통해 본격화되고 있다.
이날 협약서에는 양 도시의 다양한 상생지원, 협력방안이 담겼다. 안동에 산업단지 조성과 교통인프라 구축 등 안동지역 현안을 위한 협력도 포함됐다.
그동안 '물을 가진 안동'과 '물이 필요한 대구' 양 도시는 물을 둘러싸고 늘 부딪혀 왔다.
2천년대 초 임하댐과 영천댐을 연결하는 도수관로를 묻어 안동의 물을 끌어다가 대구 금호강 하천 유지수 등으로 활용할 때도 안동의 반발은 거셌다.
2009년 대구 먹는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김범일 당시 대구시장은 대구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이전을 일방적으로 발표, 안동시의회와 안동지역 주민, 낙동강 하류지역의 반발을 사면서 무산됐었다.

이처럼 물을 둘러싼 대구시와 안동지역의 갈등과 마찰이 홍준표 대구시장과 권기창 안동시장 취임 이후 급속하게 '상생'과 '협력' 분위기로 급선회했다.
홍준표 시장의 '맑은물 하이웨이' 정책과 권기창 시장의 공약인 '낙동강 유역 광역 상수도 구축사업'이 낙동강 상하류간 맑은물 공급을 통한 상생이라는 큰 틀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상류지역에 일방적으로 피해만 주고 보상은 외면했던 과거의 물 정책에서, 이제는 다양한 방법으로 상류지역 주민과 지역발전을 위한 하류지역의 지원과 협력 등 변화된 상생 분위기가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안동시는 그동안 물 산업화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9월7일 수자원산업화 시민포럼을 개최했고, 10월12일에는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한 정책토론회를 가지는 등 시민사회의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서 권기창 안동시장은 "오늘 이 순간은 대구, 안동 양 도시 물 정책의 만남이라는 역사적 순간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안동·임하댐을 보유한 안동시는 하류지역에 맑은물 공급을 위해 아픔과 희생을 감당해야 했다"며 "애물단지 안동·임하댐이 보물단지가 될 수 있도록 이 협약이 역사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오늘 협약식은 안동과 대구가 형제가 되는 그런 자리다. 지금까지 상생협력의 차원을 뛰어넘어 경제, 문화, 산업 등 큰그림을 그려 지역간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의 모델이 되어서 대한민국 지방 전체의 상생 모델이 될 것"이라 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이번 협약을 마중물 삼아 대구시는 시민의 오랜 염원인 깨끗하고 안전한 물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기대하고, 안동시도 안동·임하댐 수자원을 산업화해 댐으로 인한 지난 수십 년간 피해를 준 '애물단지'에서 안동시 지역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보물단지'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 기대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이제는 전국에 식수댐을 건설해야 한다. 강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시대를 마감해야 한다. 식수 정책을 바꿔야 한다. 오늘 협약은 댐 물을 식수로 활용하는 첫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 했다.
홍 시장은 "안동시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통합신공항 시대 첨단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대구시가 앞장서서 지원할 것"이라는 말로 이날 협약에 거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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