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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철이 왔냐" 생환 기적 만든 베테랑 광부, 비닐 마른나무 챙겨 모닥풀 피우고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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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서 아버지 만나고 나온 아들, 대화 내용 전해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에서 발생한 매몰사고로 갱도에 고립됐던 작업자가 221시간만에 무사히 생환했다. 5일 경북 안동병원에서 작업반장 생존자 첫째 아들 박근형씨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2년 베테랑 광부가 매몰된 지 10일 만에 생환의 기적을 만들었다. 이들이 기적적으로 생환한데는 12년 베테랑 광부 박씨(62)의 경력이 한몫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북 봉화 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이 사고 발생 221시간 만인 4일 밤 11시3분쯤 가족의 품으로 생환했다.

생존자 가족과 구조당국 등에 따르면 작업 반장 박씨는 구조를 기다릴 만한 곳이 들어온 입구여서 그쪽으로만 나갈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70도 아래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그 아래 지점, 사고 발생 때 작업하고 있었던 제1수갱 3편 작업장 인근에만 머물렀다.

또 작업 반장 박씨는 "구조를 기다리며 주변에 있는 비닐과 마른 나무를 챙긴 뒤 안전한 곳으로 가서 천막을 치거나 모닥불을 피우고 지냈다"고 설명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아버지를 응급실에서 만나고 나온 첫째 아들 박근형(42) 씨도 작업 반장 박씨인 아버지와의 대화 내용을 전했다.

아버지는 "준철이(집에서 부르는 이름) 왔냐"라며 "며칠 안됐는데 왜 이렇게 많이 왔냐"고 반겼다고 전했다.

또 "아버지가 갱도 내부 길을 잘 알고 계셔서 가장 안전한 곳에 몸을 숨길 수 있었다"고 했다면서 "사다리를 타고 안전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 비닐과 마른 나무가지를 주워 텐트를 치고 모닥불을 피워 놓고 지냈다"는 말을 전했다.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는 아버지는 "3일째 되니까 배가 많이 고팠는데 그 이후에는 배고픈 줄도 몰랐다"며 "사실 구조가 되기 전에 10일째에는 포기하고 싶었는데 때마침 구조가 됐다"고 전했다.

아들 박씨는 "여러 가지로 사실 아버지도 많이 무서우셨을텐데 함께 계셨던 분(보조 작업자 박씨)이 경력이 부족하다보니 같이 계신 분을 달래면서 힘을 얻고 서로 의지하며 지냈다"며 "'시추 작업 소리는 못 들었다'고 하고 '발파하는 소리는 5번 정도 들었다. 구조 작업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아들 박근형씨는 "꼭 살아 돌아 오라고 응원 준 국민들과 동료 광부, 구조 지원에 앞장서 관계당국에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에서 발생한 매몰사고로 갱도에 고립됐던 작업자가 221시간만에 무사히 생환했다. 5일 경북 안동병원에서 작업반장 박모씨의 아들 박근형씨가 아버지가 고립 당시 입었던 작업복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에서 발생한 매몰사고로 갱도에 고립됐던 작업자가 221시간만에 무사히 생환했다. 5일 경북 안동병원에서 매몰 생존자 가족들이 포옹을 하며 기뻐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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