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성구 中 39.1% '콩나물 교실'…달서구 29곳 중 5곳 '과밀'

수성구 26.6명, 달서구 25.3명으로 학급당 평균 학생 수 가장 높아
학생·교사 수행평가, 교실 생활, 수업 진행 등 어려움 토로
내년 중학교 학급당 28명 상한제 도입… 하지만 수성구·달서구는 제외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학령인구의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대구 수성구·달서구 내 일부 중학교들의 과밀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지역 중학교에 적용하는 '학급당 배정인원(28명) 상한제' 대상에서 수성구와 달서구를 제외하면서, 이곳 중학교들의 과밀화가 한동안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중학교 125곳의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24.7명이다.

8개 구·군별로는 수성구와 달서구가 각각 26.6명, 25.3명으로 평균을 웃돌았다. 이어 ▷중구(24.5명) ▷남구(24.3명) ▷북구(23.9명) ▷동구(23.8명) ▷달성군(23명) ▷서구(22.4명) 순으로 나타났다.

수성구 내 중학교의 과밀학교(반당 학생 수 28명 이상) 비율은 39.1%(23개교 중 9곳)로 8개 구·군 중 가장 높았고, 달서구가 17.2%(29개교 중 5곳)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중구, 동구, 서구, 남구에는 과밀학교가 없었다.

전체 학령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가 많은 수성구와 달서구 내 일부 중학교에 학생들이 몰리며 국지적으로 과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달서구 한 과밀 중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은 "3개 학급이 운동장이나 강당에 모여 동시에 체육 수행평가를 진행하는데 학생이 너무 많다 보니 시간이 부족해 평가를 늦게 받는 뒤 순서 학생들은 불만이 많다"고 했다.

수성구 한 과밀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 B양은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놀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 보니 사고도 자주 일어난다. 나도 최근에 복도 벽에 머리를 박았다"고 했다.

달서구 한 과밀 중학교 교사 C씨는 "모둠 활동 수업을 할 때 이 모둠을 봐주면 저 모둠이 떠드는 등 '두더지 게임'을 하는 것 같다"며 "'과정형 평가'라든지, 토론이나 발표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참여형 수업을 하고 싶어도 과밀학급에선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지역 중학교를 대상으로 배정 인원 상한제를 도입했다.

2021학년도 중학교 신입생 반당 배정 인원을 연차적으로 1명씩 줄여, 2023학년도에는 '30명 이하'로 조정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시교육청은 '2023학년도 중학교 입학업무 시행계획'을 통해 내년부터 중학교 신입생 학급당 배정인원 상한을 '28명 이하'로 강화하면서 수성구와 달서구는 제외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지역 내 과밀학급 상황이 가장 심각한 두 곳이 정작 제외된 것이다.

시교육청은 수성구와 달서구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학생이 많고 학부모들의 선호를 무시할 수 없어, 당장 학급당 배정인원을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실 시교육청 입장에서도 일률적으로 28명씩 분산 배치를 하는 것이 편하지만, 학부모 배정 만족도를 생각하면 그런 식으로 배치를 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성구와 달서구의 특정 학교 과밀 문제는 학부모의 선호가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학부모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경착륙 대신 연착륙하는 쪽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울러 주변 인근 학교의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IB교육과정 운영, S/W AI 중점학교, AI 교육 선도학교, 미래학교 지정 등 교육경쟁력을 제고하는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자연스럽게 유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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