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봉화 광산 생환 광부들, 심리 치료 절실해

밤에 악몽으로 소리 지르며 깨는 등 2명 모두 정식적 피해 호소
생환 광부 가족들 "심리 치료 필요해" 강조

봉화 광산매몰 생환 광부 박정하씨가 6일 경북 안동병원에서 안대를 풀고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봉화 광산매몰 생환 광부 박정하씨가 6일 경북 안동병원에서 안대를 풀고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북 봉화 광산에 매몰됐다가 221시간 만에 구조된 생환 광부들이 심각한 사고 트라우마를 보이고 있다. 장시간 좁고 어두운 갱도에서 지낸 탓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는 것으로 보인다.

사흘 전 기적적으로 구조된 생환 광부들은 조금씩 산책도 하고, 소량의 식사도 하는 등 신체적 건강은 회복하고 있지만, 사고 트라우마로 인해 정식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불안 증세로 밤새 악몽을 꾸는 등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생환 광부 박정하 씨의 아들 근형 씨는 "어제도 새벽에 한 번씩 소리를 지르며 깨시고 하는데 후유증이 있으신 것 같다"며 "또 제가 물어본 걸 대답하셨는데 좀 있다 물어보면 대답한 걸 기억을 못 하실 때도 있다. 예전에 그런 적이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정신적인 치료 등을 위해 현재 입원 중인 안동병원에서의 치료가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고도 말했다. 박 씨의 집이 있는 강원도 정선 쪽에는 병원 시설이 안동보다 좋지 못한 상황이고 정신과 관련 진료는 더욱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박 씨의 아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에 대한 정신적인 전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 지속적인 요청을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함께 구조됐던 50대 작업자도 비슷한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들을 통한 전화 인터뷰에서 박정하 씨는 "저는 푹 잘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밤에 좀 시끄러웠다"며 "악몽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이게 옆에 있는 친구(50대 작업자)도 그렇다"고 했다.

생환 광부의 가족들은 "지금 치료가 체력 회복에 맞춰져 있는데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가 오래갈 것 같다"며 "무의식중에 나타나는 정신적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심리치료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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