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봉화 생환 광부, 사고 트라우마 심각…심리치료 시작될 듯

눈 붓는 증상도 겪어, 안과와 협진 예정
사고 트라우마 심각… 가벼운 경련 증상도 보여
정신건강의학과와도 협진 추진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기창 안동시장이 지난 5일 안동병원을 찾아 봉화 광산 매몰사고에서 구조된 환자들을 만나 진심어린 빠른쾌유를 기원하는 모습. 안동시 제공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기창 안동시장이 지난 5일 안동병원을 찾아 봉화 광산 매몰사고에서 구조된 환자들을 만나 진심어린 빠른쾌유를 기원하는 모습. 안동시 제공

경북 봉화 아연 광산 붕괴로 221시간 만에 구조된 생환 광부 2명에 대한 심리 치료가 시작될 전망이다.

7일 안동병원과 생환 광부 가족 등에 따르면 박정하 씨 등 2명은 잠을 자다 악몽에 소리를 치고 깨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한 증세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생환 광부들은 짧은 시간 걷고 식사를 하는 등 신체적 회복을 하고 있지만, 가족들은 사고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심리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생환 광부 박정하 씨의 아들 근형 씨는 "새벽에 한 번씩 소리를 지르며 깨시고 하는데 후유증이 있으신 것 같다"며 "또 제가 물어본 걸 대답하셨는데 좀 있다 물어보면 대답한 걸 기억을 못 하실 때도 있다. 예전에 그런 적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정신적인 치료 등을 위해 현재 입원 중인 안동병원에서의 치료가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고도 말했다. 박 씨의 집이 있는 강원도 정선 쪽에는 병원 시설이 안동보다 좋지 못한 상황이고 정신과 관련 진료는 더욱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박 씨의 아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에 대한 정신적인 전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 지속적인 요청을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봉화 광산매몰 생환 광부 박정하 씨가 6일 경북 안동병원에서 안대를 풀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봉화 광산매몰 생환 광부 박정하 씨가 6일 경북 안동병원에서 안대를 풀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함께 구조됐던 50대 작업자도 비슷한 고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을 통한 전화 인터뷰에서 박정하 씨는 "저는 푹 잘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밤에 좀 시끄러웠다"며 "악몽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이게 옆에 있는 친구(함께 구조된 50대 작업자)도 그렇다"고 했다.

생환 광부의 가족들은 "지금 치료가 체력 회복에 맞춰져 있는데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가 오래갈 것 같다"며 "무의식중에 나타나는 정신적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심리치료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병원 측에서도 현재 생환 광부들이 자다가 깨고 가벼운 경련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병원 측은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을 통해 심리 치료를 시행하고 장시간 어둠 속 생활로 눈이 붓는 증상도 겪고 있어 안과와의 협진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안동병원 관계자는 "생환자들에 대한 국민의 많은 관심과 격려는 공감하지만, 현재 심리적인 안정이 필요해 외부 노출은 피해야 할 상황"이라며 "입원한 환자들이 빠른 회복이 될 수 있도록 병원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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