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 아연 광산 붕괴로 221시간 만에 구조된 생환 광부 2명에 대한 심리 치료가 시작될 전망이다.
7일 안동병원과 생환 광부 가족 등에 따르면 박정하 씨 등 2명은 잠을 자다 악몽에 소리를 치고 깨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한 증세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생환 광부들은 짧은 시간 걷고 식사를 하는 등 신체적 회복을 하고 있지만, 가족들은 사고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심리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생환 광부 박정하 씨의 아들 근형 씨는 "새벽에 한 번씩 소리를 지르며 깨시고 하는데 후유증이 있으신 것 같다"며 "또 제가 물어본 걸 대답하셨는데 좀 있다 물어보면 대답한 걸 기억을 못 하실 때도 있다. 예전에 그런 적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정신적인 치료 등을 위해 현재 입원 중인 안동병원에서의 치료가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고도 말했다. 박 씨의 집이 있는 강원도 정선 쪽에는 병원 시설이 안동보다 좋지 못한 상황이고 정신과 관련 진료는 더욱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박 씨의 아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에 대한 정신적인 전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 지속적인 요청을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함께 구조됐던 50대 작업자도 비슷한 고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을 통한 전화 인터뷰에서 박정하 씨는 "저는 푹 잘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밤에 좀 시끄러웠다"며 "악몽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이게 옆에 있는 친구(함께 구조된 50대 작업자)도 그렇다"고 했다.
생환 광부의 가족들은 "지금 치료가 체력 회복에 맞춰져 있는데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가 오래갈 것 같다"며 "무의식중에 나타나는 정신적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심리치료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병원 측에서도 현재 생환 광부들이 자다가 깨고 가벼운 경련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병원 측은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을 통해 심리 치료를 시행하고 장시간 어둠 속 생활로 눈이 붓는 증상도 겪고 있어 안과와의 협진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안동병원 관계자는 "생환자들에 대한 국민의 많은 관심과 격려는 공감하지만, 현재 심리적인 안정이 필요해 외부 노출은 피해야 할 상황"이라며 "입원한 환자들이 빠른 회복이 될 수 있도록 병원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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