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우울과 불안을 떨쳐버리고, 포근하고 정감가는 미술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전시가 13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다.
A관에서는 곽병우 작가의 개인전 'Art as Therapy'가 전시 중이다. 미술치료전문가인 작가는 인간의 사고와 행동, 감정을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내담자들의 삶 속에서 피할 수 없는 우울과 불안, 트라우마를 회화를 통해 치유하고 감동을 주고자 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작품의 대상은 언제나 상처 받은 마음이다. 기존 작품에서는 오방색 바탕 위에 촛농, 골판지, 끈, 천 조각 등 버려지는 것들을 오브제로 활용해왔다. 인간 내면의 부정적 감정이나 상처를 스스로 넘어야 할 산으로, 그로 인해 이뤄낸 결과물을 꽃으로 상징하는 데 주안점을 둬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긍정이든 부정이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표현한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불교미술을 전공하면서 익힌 전통 불화, 오방색의 의미와 일본 유학에서 경험한 현대 불화의 이미지를 작품에 녹여낸 것이 특징이다.
곽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는 예견되고 계획된 표현과는 무관하게, 그저 주어지고 나타나는 현상들 속에서 또다른 이미지를 찾고 새로운 세상을 추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B관에서는 장경희 작가의 개인전 '흙으로 빚은 책가도'가 열리고 있다.
영남대 조소과에서 조각을 공부하고 민화연구가로 활동하는 장 작가는 민화와 조각의 아름다운 앙상블을 선보인다. 그는 흙을 빚어 구운 테라코타에 채색하는 방식의 새로운 민화 작품을 전시한다. 흙이 주는 특유의 질박한 질감과 아크릴의 산뜻한 색채가 어우러져, 깊고 부드러우면서도 현대적인 미감을 자극한다.
때문에 전통적인 책거리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책거리는 책과 벼루, 붓, 붓꽂이, 두루마리꽂이 등 문방구류와 꽃병, 주전자 등 방 안의 물건들을 그린 그림이다. 19세기 후반 민화의 단골 소재가 됐는데 상류층은 그림 속에 중국 도자기 등을 진열해 골동품 수집 취미를 드러냈고, 서민들은 책거리 민화를 통해 출세와 행복을 빌기도 했다.
정병모 민화연구가는 "책거리가 가진 보편적 미학이 아닌 새로운 미학의 탄생이다. 흙이 주는 따뜻한 정서가 이지적인 책거리를 감성적인 책거리로 바꿔놓았고, 평면을 입체적으로 환원시켰다. 정밀한 직선도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직선으로 바뀌었다"고 평했다.
장 작가는 "이번 작품들은 조선시대 이택균 책가도를 재해석했다. 흙으로 빚으면서 새삼 우리 선조들의 예술적 감각에 탄성을 질렀다"며 "현대에서 좀 더 아름답게 민화를 표현함으로써 전통민화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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