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네번째 글이다. 며칠 전, 지난 글들을 돌아보며 '너무 무거운 주제였나'하고 생각한 찰나 전화가 울렸다. 대학 선배 교수였다. "지인께서 67타를 치셨는데 그 분의 연세가 69세입니다. 너무나 기쁜 일 같은데 어떻게 축하드려야 할까요?" 즉시 답변했다 "연세보다 적은 타수를 기록하신 걸 '에이지 슈팅'(Age Shooting)이라고 하니, 그 분은 '에이지 슈터'(Age Shooter)를 하신 겁니다! 크게 축하해 주십시오."
'에이지 슈팅'은 홀인원, 앨버트로스와 같이 행운의 결과라기보다는 골프에 대한 그 분의 열정과 건강 그리고 성공한 삶의 결과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통화 후 바로 관련 내용을 살펴봤다. 존 파웰 선수는 86세의 나이에 2017년 서든 캘리포니아 PGA 시니어 투어 최종라운드에서 64타라는 놀라울 만한 기록을 세웠다.
세계 메이저급 투어 82승에 빛나는 골퍼 샘 스니드는 1979년 쿼드 시티즈 오픈에서 67세의 나이로 67타를 기록했다. 젊은 골퍼들은 'PXG의 할아버지 모델'로 알고 있는 게리 플레이어(그랜드 슬램 달성 5인 중 1 명)는 공식 대회에서 가장 젊은 나이(64세)에 64타의 에이지 슈팅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이지 슈팅은 누구나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우리나라 청년 기본법상 장년(59~64세) 이상의 나이가 되어야 한다. 아무리 자기관리와 기술이 뛰어난 골퍼라 한들 50대 스코어는 어렵기 때문. 두 번째로 골프의 기량을 유지할 건강한 체력과 골프를 지속해서 즐길 수 있는 정도의 경제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골프를 잘 치기 위한 열정과 끊임없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필자에게 에이지 슈팅을 할 자신이 있냐고 물으면 긍정적으로 답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

MZ세대의 출현과 여성골프 인구증가는 '골프산업' 자체에는 좋은 소식임이 틀림없다.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골퍼는 '사교' 혹은 '사회적 만족'을 위해 골프를 친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골프에 대한 참여가 '스포츠의 본질적인 즐거움, 건강, 체력과 같은 요인'에 뒤처지는 것은 오래된 현상이다. 분명 이전과 비교했을 때 반바지 착용 가능, 캐디 없는 골프장, 대중제 골프장의 확충과 같은 유의미한 정책적 움직임들로 인해 근래 골프의 대중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골프가 진정 온 국민이 함께 할 수 있는 생활 및 학교 체육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어려움이 있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우리가 '자연과 함께 하는 골프'라는 스포츠를 사교와 만남의 수단이 아닌 건강한 삶과 행복추구를 위한 동반자로 여기는 것이다. 필자에게 앞으로 '골퍼가 꿈꾸어야 할 목표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이 들어오면 이렇게 답할 것이다. "에이지 슈터"
앞서 언급한 게리 플레이어의 명언 "The more I practice, The luckier I get"(연습을 많이 하면 할수록 운이 좋다)를 더 많은 골퍼들이 몸소 체험했으면 한다. 에이지 슈터가 가장 많은 골프 강국이 되길 꿈꾸며 대한민국 골프 재도약을 위해 "Miracle again!"
계명대 스포츠마케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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