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차기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현직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하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의 복귀와 존재감 과시로 당에 분열의 씨앗이 뿌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핵관의 재등장이 여당에 대한 현직 대통령의 지배력 강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극단적인 여소야대 정국에서는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원조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성동·장제원 의원은 지난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내 최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모임 '국민공감' 출범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두 의원은 지난 대통령선거과정에서부터 윤 대통령을 밀착 보좌한 공을 인정받아 현 정부 출범 후 핵심 실세로 활약했다.
하지만 권 의원은 잇단 실언 등으로 원내대표직을 조기 사퇴했고, 장 의원은 대통령실 일부 비서진 교체 당시 '2선 후퇴'를 선언하면서 한동안 타의에 의한 휴식기를 가졌다.
와신상담해 온 두 의원은 지난달 하순 용산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 내외와 부부 동반 식사를 함께한 후부터 존재감을 과시하고 나섰다.
장 의원은 지난 7일 현 지도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미래세대가 공감하는 차기 지도부 탄생을 바란다'고 언급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서는 "심판을 보실 분이 기준을 만드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했고, '현재 당권주자들이 성에 차지 않는다'던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구갑)를 겨냥해서도 "굳이 안 해도 될 말씀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권 의원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차기 당권 도전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국 각지의 당원 교육 현장을 누비고 있는 권 의원은 7일 대구 지역 당원들을 만나는 등 보폭을 키워 나가고 있다.
원조 윤핵관 두 사람이 활동 폭을 넓히자 당내에선 보수정당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계파갈등이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차기 총선 공천국면에서 친윤계의 싹쓸이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당내 비주류의 이탈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비윤계인 한 현역 국회의원은 "경선규칙 변경 등 여론이 납득할 수 없는 방식으로 윤핵관이 당권을 장악하면 당내 비주류는 따로 살 궁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국정 지지율 부진과 무리수를 동원한 당권 장악 그리고 비주류의 이탈까지 겹치면 차기 총선은 어렵고 그러면 윤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도 순항이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친윤계가 당권을 장악할 경우 거대야당의 파상공세로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당이 야당과 대통령실 사이에서 완충장치 역할을 상실하면서 야당의 사생결단식 정치공세가 꼬리를 물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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