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퇴행성 관절염 치료와 관리

무릎 인공관절 수명 15~20년…쪼그려 앉는 자세 피해야
슬관절 퇴행성 관절염 환자 중 매년 4~5%, 수술 건수 증가세
수술 결정에 엑스레이 소견 중요, 고도 관절염이면 수술 고려
쪼그려 앉는 등 좌식생활은 수술 후에도 피해야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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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가정인 딸 부부를 대신해 평소 두 손녀를 돌보는 A(68) 씨는 몇 해 전부터 무릎이 자주 쑤시고 시린 증상을 겪었다. 최근에는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바닥에 앉는 것이 부쩍 힘들어져 병원을 찾았고,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받았다.

슬관절(무릎관절) 퇴행성 관절염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약 80%가 앓고 있을 정도로 발병 빈도가 높다. 우리나라 퇴행성 관절염 환자 중 여성은 77만여 명으로 전체의 약 66%를 차지해, 남성보다 발병 빈도가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슬관절 퇴행성 관절염 환자 중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한 비율은 매년 4~5% 수준이며, 관절염 환자가 증가하는 것에 비례해 수술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의 주 증상은?

퇴행성 관절염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이다. 퇴행성 관절염의 통증은 점진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초기에는 활동한 이후에 통증이 증가하기 때문에 밤이 되면 많이 아플 수 있으며, 걷거나 뛸 때 통증이 심해지다가 휴식할 때는 나아지기도 한다.

그러다 관절염이 많이 진행되면 활동 여부에 관계없이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날씨나 기압 등의 차이로 인해 기온이 낮거나 비가 오면 통증이 악화되기도 한다. 관절면이 심하게 파괴돼 불규칙해지면, 슬관절 운동 시 마찰음이 날 수도 있다.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의 기준은?

슬관절에 나타나는 퇴행성 관절염 수술은 ▷질병의 종류 ▷환자 나이 ▷증상 ▷기능의 장애 ▷엑스레이 소견 등을 종합해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수술 적응 범위는 가능한 좁게 잡는 것이 좋다.

수술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엑스레이 소견이다.

김기범 영남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엑스레이 소견상 관절 간격의 협소, 골극과 골낭종의 형성, 관절면의 불규칙성, 변형 및 결손의 정도에 따라 경도, 중증도 및 고도의 관절염으로 나눈다"며 "주로 사용하는 분류법은 '켈그렌 로렌스(Kellgren Lawrence) 분류법'으로 1·2기는 경도, 3기는 중증도, 4기는 고도라고 생각하면 되며, 일반적으로 고도의 관절염이 있을 때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골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혹은 외상 후 관절염 등으로 고도의 관절염이 진행된 경우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받을 수 있다.

60세 미만인 경우는 슬관절 기능평가점수가 매우 낮으면서, 엑스레이 상 매우 심한 관절염이면 인공관절 수술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우선 약물 투여를 통해 경과 관찰을 하고 이에 반응하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무릎인공관절의 수명은?

인공관절 치환물의 평균 생존율은 10년에 95~99%, 15년에 91%~96%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기구의 발달로 인공관절 치환물의 수명은 평균 15~20년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 교수는 "물론 수술 후 환자의 사회경제적 여건이나 활동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관절의 수명을 늘릴 방법은?

수술 후에도 가장 피해야 할 자세는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이다. 동양권에서는 무릎을 많이 굽히거나 쪼그려 앉는 것을 금지하면 생활에 불편함이 많지만, 무릎의 역학적 측면에서 볼 때 인공관절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축구나 농구와 같이 경쟁적이고 신체적 접촉이 과격한 운동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재활은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하나?

인공관절 수술 후 운동은 시작할 수 있을 때 가급적 조기에 시작해야 하며, 수술 직후부터 바로 할 수 있다. 초기에는 많은 통증과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초기에 재활 치료를 소홀히 하다 보면 관절 운동에 가장 중요한 시기를 놓쳐 관절 운동의 범위가 그대로 굳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관절 운동 치료는 침상에 걸터앉기, 침상에서 무릎을 흔들흔들하는 식으로 움직이는 방법, 의자를 이용해 무릎 구부리기와 같은 '능동적 방법'과 치료자에 의해 강제로 구부리기, 수동적 관절운동(CPM) 기계를 이용한 운동 등 '수동적 방법'이 있다.

김기범 영남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김기범 영남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일생생활은 언제부터 가능할까?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고 결과가 순조롭다면 환자가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2, 3일째부터라도 보행기나 목발 등을 사용해 체중 부하를 허용할 수 있다.

편안하게 서서 체중을 보행기나 목발에 균등하게 분포시키고, 보행기나 목발을 조금씩 전진시켜 나가는 식으로 하면 된다. 가능하면 4~6주 내에 전 체중 부하를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운전은 수술 후 약 8주가 지난 다음에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며, 수술 후 6개월이 지나면 한 시간 정도의 보행이 가능하다.

김 교수는 "관절은 재생이 불가능한 소모품이다. 관절염이 진행되지 않았거나 경증의 단계인 분들은 소중하게 아껴 쓰라고 당부하고 싶다"며 "반복적인 무리한 작업을 해야 한다면 가능하면 요령 있게 아껴서 사용해야 하며, 대체 가능한 적절한 자세와 작업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또한 휴식 시에는 찜질과 같은 보존적 치료법을 시행하는 것도 좋다"고 밝혔다.

이어 "운동요법과 적절한 체중 관리,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운동 전 준비 운동과 스트레칭, 적절한 휴식 등을 병행해야 한다"며 "또한 좌식생활보다는 식탁이나 의자, 침대를 사용하는 입식 생활로 바꿔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다면 슬관절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범 영남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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