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영하 12℃를 기록한 14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영하권의 날씨 속에 시민들은 두꺼운 패딩점퍼와 목도리, 장갑, 귀마개 등으로 중무장한 모습이었다.
범어역으로 향하던 A(42) 씨는 "핫팩을 옷 안에 붙였는데도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춥기만 하다. 앞으로 계속 한파가 이어진다는데 출·퇴근길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에 본격적인 동장군이 찾아오면서 시민들의 출근길도 꽁꽁 얼어붙었다. 올겨울 가장 추운 날씨로 시민들은 방한용품으로 꽁꽁 두른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대구의 아침 기온은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것으로 기록됐다. 아침 최저기온은 전날보다 5도 가량 낮은 –10~-5도 분포를 보였다. 이는 평년보다 2~5도 낮은 수치다.
지역 별로는 영주가 –10도로 가장 낮았고 ▷문경 –9.6도 ▷봉화 –9.4도 ▷안동 –8.9도 ▷구미 –6.6도 ▷대구 –6.1도 ▷포항 –4.9도 등이었다.
이날 대구 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 인근에도 잔뜩 웅크린 채 발길을 재촉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한파를 피해 롱패딩에 털신, 털모자까지 쓴 이들도 눈에 띄었다.
남편과 함께 출근하던 김혜경(56) 씨는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가벼운 외투에 구두를 신고 다녔었는데 오늘부터 갑자기 추워져 두터운 옷을 챙겨 입었다"면서 "나름 대비를 했는데도 생각보다 더 추운 것 같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 속에 강풍까지 몰아치자 내복부터 양말을 여러 겹 입거나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올려 쓴 이들이 적지 않았다.
시민 이연주(23) 씨는 "수족냉증이 심해 양말에 덧신까지 신고 출근했다"면서 "밖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보온을 위해 열심히 착용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하루 대부분을 야외에서 활동하는 배달 라이더나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도 오늘을 기점으로 복장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회사에서 나온 두툼한 패딩을 입고 있던 요구르트 배달원 송명화(45)씨는 "일기예보뿐 아니라 회사에서도 방한대책을 철저히 하라고 안내가 내려와 지급받은 외투와 내의를 껴입었다"며 "보통 새벽에 나와 오후 3~4시쯤이 되면 퇴근을 하는데 회사에서도 조기퇴근을 권고해 오늘은 배달을 마치고 오후 12시쯤 퇴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화재로 인해 야외에서 임시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매천시장 상인들은 본인의 추위보다 야채나 과일 등 제품이 얼까봐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이곳 중앙청과 조합장인 류근호(59)씨는 "나야 지금처럼 5겹, 6겹 껴입고 버티면 되지만 제품들은 얼어버리면 상품가치가 없어진다"며 "집에 남는 이불이나 부직포를 이용해 임시방편으로나마 덮어놨지만 언제 기온이 더 떨어질지 몰라 걱정"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한편 기상청은 중국 북부지방의 찬 대륙고기압 영향으로 당분간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주말에는 기온이 잠시 높아지겠지만 여전히 평년보다 낮은 기온이 이어질 것"이라며 "추위에 약한 노약자와 어린이 등은 야외활동을 자제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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