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두바퀴로 달리는 경북도 명품길] 신비의 섬 울릉도 靑春 라이딩 77Km

동해가 품은 자전거길…숨은 절경 찾는 재미가 솔솔
2019년 일주도로 개통으로 해안·임도 77km 라이딩 천국
삼선암·촛대바위·거북바위, 눈만 돌리면 다양한 볼거리

경북 명품자전거 탐사대원들이 뉴씨다오펄호 선상에서 하선을 준비하고 있다.
경북 명품자전거 탐사대원들이 뉴씨다오펄호 선상에서 하선을 준비하고 있다.

강릉에서 178Km, 묵호에서 161Km, 포항에서 217Km 떨어진 울릉도 가는 길은 더 넓어졌다. 작은 풍랑에도 곧잘 운항을 멈추곤 했던, 쾌속선과는 달리 19,000톤급의 근사한 크루즈가 지난 해부터 질주를 시작했다. 365일, 왠만한 파도를 너끈히 견디며 울릉도를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2019년, 55년에 걸친 오랜 인고 끝에 울릉도의 염원이었던 일주도로가 개통을 하고, 울릉도는 더욱 다채로워 졌다. 해안선 64Km를 따라서, 오밀조밀하게 뚫려진 일주도로 44Km는 비경 그 자체의 길이다. 육지길이 열리고, 바다길이 열리고 울릉도는 완연한 모습을 향해 맹진하고 있다. 2025년, 사동항 앞에 건립중인 공항이 위용을 갖추게 되면 바야흐로 울릉도는 완전체를 갖출 태세다. 왠만한 대도시 도심지 땅값보다도 비싸다는 울릉도의 세 항구는 오가는 인파들로 늘 북적인다.

경북 명품자전거 탐사대원들이 울릉도 일주도로를 힘차게 달리고 있다.
경북 명품자전거 탐사대원들이 울릉도 일주도로를 힘차게 달리고 있다.

제주도는 자전거족들에게는 또 다른 로망이다. 제주도 일주도로 234Km를 완주하면 발길이 뜸한 숲속길과 올레길, 오름길을 찾는다. 그리곤, 환호한다. 소위 "자전거 대한민국 그랜드슬램 1,857Km"를 완성하기 위하여 제주도는 반드시 거쳐야 할 화룡점정이다. 이제, 그 마침표에 하나를 더해야 한다. 바로 울릉도다. 울릉도 해안선 한바퀴 44.5Km는 자전거족들에게는 또 다른 로망이고, 또 다른 감동길이다. 그래야 온전한 자전거 길의 완전체를 이룬다.

울릉도 일주도로의 완성, 넓어진 바다길을 뚫고 본격적으로 울릉도를 향해 두바퀴 페달질을 힘차게 밟아야 할 때이다.

경북 명품자전거 탐사대원들이 울릉도 일주도로를 달리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경북 명품자전거 탐사대원들이 울릉도 일주도로를 달리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경북25선 울릉도 구석구석 라이딩

경상북도에서 자전거족들을 위해서 통 크게 쏜다. "경북 명품 자전거길 25선" 완주자중 약 70명에게 울릉도 자전거 여행 기회를 제공한다. 자전거팀은 영일만을 23:30분에 출발하는 크루즈에 탑승 한다. 크루즈의 모든 객실은 침대로 이루어져 있다. 방마다 옹기종기 모여서 술잔을 부닥치며 얘기 잔치가 한창이다.

이번 일정은 의미가 깊다. 지난 수개월 동안 경상북도의 곳곳을 자전거로 숨가쁘게 달려온 경험담을 나누기에 여념이 없다. 3박4일 일정이다. 온전하게 사흘을 울릉도에 쏟아 부울수 있다. 일주도로 라이딩 47Km, 임도길등 라이딩 30Km, 도합 77Km의 말 그대로 구석구석 라이딩이다.

다음날 아침 6시30분, 밤새 바닷길을 달려온 크루즈 차장을 뚫고 울릉도의 햇살이 인사를 한다. 라이더들은 성공적인 완주를 향한 다짐을 외친다. 최연소 13세부터 75세 청춘까지 3대에 걸친 조합이다. 일주도로는 44.5Km이다. 여기에 조금 더 양념을 친다. 세시봉 이장희의 울릉천국을 둘러보고 대한민국 10대 절경중 하나인 태하등대길을 더하면 47Km가 된다.

경북 명품자전거 탐사대원들이 저동항 촛대바위앞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경북 명품자전거 탐사대원들이 저동항 촛대바위앞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사동항구를 출발하여 모퉁이 집에서 맛난 아침을 먹고, 믹스 커피로 몸을 데운다. 단체 인증샷을 남기고 곧장, 도동항을 향해 달린다. 울릉도의 모든 지형은 멀쩡한 곳이 거의없다. 죄다 업다운의 연속이다. 금새 숨이 차 오른다. 도동항을 오르는 길이 제법 뻐근하다. 터널길은 과감히 우회하여 옛길로 오른다. 곱절로 힘들다. 금새 송곳송곳 땀이 차 흐른다.

13살 시현이의 페달링도 거침이 없다. 이어, 저동항을 향해간다. 또 다른 오르막이다. 촛대 바위다. 쏟아오른 바위와 빨간 등대를 배경으로 자전거족들은 멋들어진 기록 남기기에 분주하다. 비로소, 울릉도에 풍덩 빠진것을 절감한다. 두개 고갯길의 신고식을 거쳐 자전거는 본격적으로 바다를 끼고 달린다. 멀리 구름다리가 반긴다.

◆울릉도의 상징물인 "삼선암"

깍새가 많아 깍새섬이라고 불리는 관음도다. 독도, 죽도에 이어 세번째로 큰 부속섬이다. 다채로운 식물들이 반경 800m에 걸쳐 생태 탐방지로 펼쳐져 있다. 섬을 잇는 구름 다리위에서 저마다 폴짝뛰며 즐거움을 만끽한다. 관음도의 생태 탐방로는 두개의 트레킹 코스로 연결된다. 둘레길을 도는데 최소 1시간 30분은 걸린다. 자전거족은 증거샷만을 후다닥 남기고 또 다른 울릉도의 상징물인 "삼선암"을 향한다.

울릉도를 대표하는 절경중의 하나다. 혼자서는 외로워 둘이 되었고, 둘은 다투니 셋이 조화를 이룬다. 어디서 저런 신비한 바위가 바다를 뚫고 쏟아났는지 알수가 없다. 오만가지 폼을 잡고 삼선암의 전설에 동참한다. 울릉도 속살 속으로 점점 더 빠져 들어간다. 천부항으로 달린다. 바닷속 물고기들의 향연을 볼수있는 해중 전망대로 향한다. 왼쪽으로 나리분지로 오르는 갈림길이 보인다.

경북 명품자전거 탐사대원들이 울릉도의 상징물인
경북 명품자전거 탐사대원들이 울릉도의 상징물인 "삼선암"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나리분지는 내일 즐기기로 하고 곧장 질주한다. 오늘 일정중 가장 난해한 오르막 코스중 하나인 현포항 전망대를 오르기 시작한다. 업힐은 지루하고 길다. 헤어핀이 좌우로 이어진다. 다들 헉헉댄다. 일행중 한명이 도저히 못가겠다고 나자빠 진다. 도리없이 뒤 따라오는 차량에 실었다. 어느듯, 전망대에 다다른다. 시원한 바람과 거침없는 풍광이 땀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해준다.

오르막 막바지에 오르니, 반가운 간판이 반긴다. 바로 울릉도 엿공장! 공짜 시식 코너가 있다. 안 먹어볼수가 없지. 엿, 젤리, 조청등 메뉴가 다양하다. 입에 들러붙지 않는다고 광고한다. 시식 코너가 분주하다. 수십명이 꽤나 많은 양의 시식을 했는데 다들 쭈빗하다. 작으나마 판매고를 올려 주어야 눈치가 덜 보이는데 다들 딴청이다. 눈치 게임이다. 경기도 이천에서 참가하신 넉살좋은 큰 형님이 통크게 몇개를 주문한다.

연이어 주저하던 다른이들도 지갑을 연다. 시식값 체면은 차렸다. 호박 조청은 별미다. 달리는 내내 혀끝에 맴돈다. 미처 지갑을 열지 않은것을 후회했다. 우리나라 10대 비경중 하나인 태하등대길을 향한다. 난공사끝에 완성된 모노레일이 놓여있어 일반 여행객들의 접근성도 좋아졌다. 트레킹 길을 걷기 시작한다. 길은 바위와 절벽을 연이어 펼쳐져 있다. 과히, 절경이다.

경북 명품자전거 탐사대원들이 울릉도 일출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다.
경북 명품자전거 탐사대원들이 울릉도 일출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다.

◆대한민국 1등 자전거길 후보로 손색이 없어

1903년까지 울릉도 군청이 있었다는 태하리. 그 옛적 울릉도를 지키기 위해 절벽위에 고고히 세워졌다는 등대는 그 절개와 위용을 내보인다. 바람이 어마어마하다. 절벽 바위를 타고 이어진 길이 위태로워 보인다. 도리없이 볕 좋은 날, 다시 오기를 기약하고 철수한다. 이젠, 마지막 낭만길을 향해서 페달링 한다. 오늘 남은 마지막 업힐이다. 빙글 빙글 달팽이관 마냥 돌며 내리쏘는 길은 오히려 재미다.

울릉도 남면쪽으로 신나는 행진이 계속된다. 낭만길이다. 바람한점 없다. 울릉의 북면과 남면은 천양지차이다. 북면은 거칠고, 남성스럽지만 남녘은 완연하게 보드라운 새아씨 처럼 상큼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거북이가 기어 오르는 형상을 닮았다는 지질공원의 일부인 거북바위를 지나서, 통구미의 웅대한 바위산을 접한다. 살짝 내려앉는 햇살사이로 실루엣처럼 비춰지는 통구미(桶九味)의 호쾌함이 울릉도의 참맛을 더해준다.

울릉도
울릉도

커다란 홈처럼 뚫린 구멍이란 뜻의 통구미는 마을의 지명이기도 하다. 이제는 막바지다. 울릉도의 맛집 자랑, 따개비 칼국수 본점을 지나니 멀치감치 사동항에 정박한 크루즈 씨다오펄호의 모습이 눈에 잡힌다. 울릉도 일주도로길은 47Km에 불과 하다지만 다양성, 난이도, 볼거리를 따진다면 과히 대한민국 1등 자전거길의 후보로 견줘도 손색이 없다.

왠종일 고생한 다리 근육을 풀면서 내일을 기약한다.나리분지, 내수전 임도등 즐비한 얘깃거리가 궁금하다.

◆ 울릉도 가는 길
울릉도 가는길은 여럿이다. 포항, 후포, 묵호, 강릉에서 매일 운항한다.
- 영일만 발 : 뉴씨다오펄호(19,988톤), 227 객실, 1,200명 탑승, 약 6시간반 소요, 사동항 도착
- 포항 발 : 쾌속선 썬라이즈호, 442명 탑승, 3시간 소요, 도동항 도착
- 후포항 발 : 썬플라워크루즈호(14,919톤), 628명 탑승, 약 4시간반 소요, 사동항 도착
- 강릉 발 : 쾌속선 씨스타5호, 약3시간 소요, 440명 탑승, 저동항 도착
- 묵호 발 : 씨스타 1호, 약2시간 40분 소요, 440명 탑승, 도동항 도착

경북 명품자전거 탐사대원들이 울릉도 일주도로를 달리다 휴식을 취하며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경북 명품자전거 탐사대원들이 울릉도 일주도로를 달리다 휴식을 취하며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 울릉도에서 맛보는 특색 음식

울릉도는 오징어등 해산물이 유명하다지만 가격이 만만챦다. 다양한 먹거리들이 있다. 오삼 불고기 ( 오징어와 삼겹살의 조합, 약1.5만 내외), 산채 비빔밥 (울릉도 특산나물, 나리촌 근처에 유명식당이 몇 곳있다. 더덕무침도 별미다. 약 1.5만원), 오징어 회(저동항 회타운 이용, 1층에서 골라가며 구입하고 2층 초장집을 이용하면 저렴하게 먹을수 있다),

따개비 칼국수(통구미 근처에 본점이 있다. 따개비를 해산물과 함께 갈아 만든 국물이 진국이다. 단 가격이 1.2만 정도라 국수치고는 비싸다), 물회(울릉도 물회는 양념장의 깊이가 다르다. 대표맛집인 신비섬물회는 늘 붐빈다)

내일은 울릉도의 속살로 점점 더 빠져볼 요량으로
일찍 잠자리를 청한다.

글·사진 김동영 여행스케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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