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와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전국의 방음터널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등 화재에 취약한 소재가 쓰인 방음터널은 전면 교체하거나 내화성 도료와 방화 보드로 보강할 계획이다.
1일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가 관리하는 전국의 방음터널은 ▷일반국도 9개 ▷고속국도 15개 ▷민자고속도로 25개 ▷일반철도 6개 등 55개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시설을 포함하면 100개가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화재 참사가 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과 같은 소재가 사용된 곳은 6곳이다.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와 금토대교 2곳, 수성IC 인근 대구부산선 3곳, 무안광주선 1곳 등이다.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무안광주선을 제외하면 모두 민자고속도로 구간이다.
특히 5곳의 방음터널(전체 연장 1.3km)이 산재한 수성IC 부근은 5곳 중 3곳이 화재 취약한 소재로 알려지면서 우려를 키웠다. 일부 방음터널은 완전 폐쇄식이 아니라 절반 정도가 개방된 상태에서 환기가 되도록 설계됐다.
지난달 30일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서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사고 관련 대책회의을 주재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국가가 관리하는 55개 방음터널과 지자체가 관리하는 방음터널까지 전수조사하겠다"며 "공사 중인 방음터널에 대해선 화재에 취약한 소재를 쓰고 있다면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화재에 튼튼한 소재와 구조로 시공법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아크릴 소재인 PMMA는 강화유리보다 햇빛 투과율이 높고 충격에 강하며 시공도 간편하다. 폴리카보네이트(PC)와 함께 방음벽 소재로 주로 쓰이고 단가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방음터널 벽과 천장에 쓰인 PMMA는 불이 나면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이번 사고가 나기 전인 지난 2020년 8월에도 광교신도시 하동IC 고가도로 방음터널에서 불이나 200m가 타기도 했다. 당시는 새벽 시간이라 인명피해 없었다.
이같은 문제를 미리 알아챈 감사원은 가연성 재질의 방음판이 설치된 방음터널이 화재에 취약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7월부터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었다.
원 장관은 "정부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비용을 이유로 안이한 방법으로 현상을 유지하는 관성적 태도를 버리겠다. 공사에 들어가는 비용만 따질 것이 아니라 사고가 났을 때 생기는 피해까지 생각한다면 비용에 대한 개념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주진우, 김민석 해명 하나하나 반박…"돈에 결벽? 피식 웃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