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尹 대통령 "배우자 할 일 적지 않더라…겸손하게 잘 하라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의 역할과 관련해 "선거 때는 영부인이 특별히 하는 일이 있겠나 생각했는데, 취임해보니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일을 대통령이 다 못 한다"며 영부인으로서의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처한테 집에 있으면서 개인적 생활을 하고 내가 공무를 다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런데 대통령이 못 오면 대통령 부인이라도 좀 와 달라는 곳이 많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외교 관계에서도 정상 부인들이 하는 일들이 좀 있다"며 "처에게 드러나지 않게 겸손하게 잘하라고 했다. 저녁에 귀가해보면 그날 일정이 많아 고단해 하면서 지쳐있는 경우도 있더라"라고 했다.

김 여사는 지난 2021년 12월 26일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이 불거지자 직접 사과하면서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 김 여사는 역대 대통령 배우자들을 예방하고, '정인이 사건' 2주기를 맞아 하루 전 묘소를 찾아 참배하는 등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윤 대통령 동남아 순방길에 동행해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캄보디아 프놈펜 환아의 집을 직접 찾아가면서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아내의 외부 행보에 힘을 실어주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날 공개된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정치권 안팎의 이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연초 개각이나 대통령 참모진 개편과 관련해 "국면 전환이나 어떤 정치적인 이유로 하는 인사는 아닌 것 같다. 인사를 너무 자주 하면 팀워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며 "지금 함께 일하고 있는 내각이나 참모들이 현재 일을 해나가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종합적으로 한번 판단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야당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지적에는 "잘 지내야 하는데 서로 간에 생각이 너무 다르다. 대화가 참 어렵다. 지난번에 제가 국회 시정연설을 할 때 들어오지도 않았다"며 "일단 여당이 야당과 자주 대화를 하도록 하고 국회 의장단과의 소통을 통해 국회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한다"고 답했다.

여당 내 '윤심(尹心)' 논란에 대해서는 "결국은 국민한테 약속했던 것을 가장 잘할 사람들과 함께 가야 한다"며 "여의도 정치를 내가 얼마나 했다고 거기에 무슨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있고 윤심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당 대표 차출설에 대해선 "당 대표는 너무 이르지 않은가. 한 장관과 통화할 때 '당대표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 거냐' 물었더니 그냥 웃더라"고 했다.

중단된 지 한 달이 넘은 윤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과 관련해선 "대통령과 젊은 기자들이 힘을 합쳐서 대국민 소통을 잘해보자는 거였는데, 협조 체제가 잘 안 돼서 많이 아쉽다"며 "대통령은 국민 의견에 늘 귀 기울이고 국민도 대통령이 어떻게 지내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야 하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을 강화하려고 다양한 방안을 연구 중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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