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경원 사직에도 해임 선택한 尹대통령

친윤계 "친윤 위장한 반윤" "제2 유승민"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고심중인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고심중인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원회 부위원장과 환경대사 직에서 전격 해임한 가운데 나 전 의원은 이틀째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이에 대한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헝가리식 저출산 정책'을 발단으로 대통령실과의 갈등 사태가 빚어진 지 8일만으로, 나 전 의원의 자진 사퇴 의사에도 해임을 한 것은 나 전 의원을 친윤석열계에서 사실상 파문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나 전 의원이 사의를 밝히지 않은 기후환경대사 직까지 함께 해임한 점은 대통령실의 강경 기류가 읽히는 대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나 전 의원과 측근은 대통령실 발표에도 구체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은 채 침묵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이틀째 외부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충북 단양에 있는 구인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찰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대선 예비 후보 시절 방문한 곳이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윤 의원들을 겨냥한 듯 "함부로 제 판단과 고민을 추측하고 곡해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며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놓았다.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 등은 나 의원을 겨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마치 박해를 받아 직에서 쫓겨나는 것처럼 전형적인 약자 코스프레 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위하는 척하며 반윤(반윤석열)의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국익을 위해 세일즈 외교를 나가시는 대통령 등 뒤에다 대고 사직서를 던지는 행동이 나 전 의원이 말하는 윤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를 위하는 길인가"라며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다루는 공직자가 그 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가 도를 넘었다. 대통령을 가장 위하는 척하는 위선적 태도에 할 말을 잃는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을 '친윤을 위장한 비겁한 반윤'으로 규정하며 "오로지 자기 정치만 하는 사람이 자신이 가장 대통령을 위하는 것처럼 고고한 척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허구한 날 '윤핵관, 윤핵관' 하는 유승민 이준석과 뭐가 다른가. 이런 행태는 대통령을 저격하는 것 아닌가"라며 "우리 당에 분탕질을 하는 사람은 이준석, 유승민으로 족하다"고 쏘아붙였다.

장 의원은 "우리 당에서 가장 혜택을 받은 사람이 도대체 누군가. 장관급 자리를 2개나 가지고 있는 사람이 누군가. 퍼스트 클래스 타고 다니면서 장관급 예우를 받는 것이 약자는 아닐 것"이라며 "두 번이나 대통령 특사를 다녀오고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있고 장관들을 위원으로 두고 있는 위원회의 부위원장이 약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불과 3개월 전에 본인이 그토록 원해서 간 자리가 저출산고령사회 위원회 부위원장이고, 기후환경 대사직은 본인이 원하는 명칭으로 바꿔주면서까지 배려한 자리"라며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문자 하나 '툭' 보내 자리를 집어 던지는 태도는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망각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친윤계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 그래서 제2의 유승민은 당원들이 거부할 것"이라고 적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