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전 국회의원)이 최근 자신을 비판한 같은 당 장제원 국회의원을 맞받아쳤다.
우선 최근 해임된 이 부위원장직 수락 과정 및 사의를 표명한 이유 등을 상세히 밝혔는데, 이는 '자기정치' '대통령과 거래' 등의 표현으로 해당 직을 맡았다는 장제원 전 의원 주장에 대해 반박한 맥락이다.
그러면서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일명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자신을 '반윤'으로 모는 시도를 의식한듯 '제2의 진박감별사'라는 표현으로 공세를 펼쳤다.
▶나경원 전 의원은 15일 오전 7시 59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해 가을, 어느 날 아침 대통령실 소속 누군가가 제 집 앞을 찾아왔다"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으로 일해달라는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그 자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모 국회의원의 '겸직'으로 예정돼 있으나, 대신 해 달라는 것이었다. 깊은 고민 끝에 저는 선의로 수용했고, 자부심과 의욕을 갖고 역할에 임했다. 국회에서부터 저는 저출산고령화 이슈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고, 실질적인 의정 업무를 한 바도 있다. 경험과 의지를 살려 성과를 내고 싶었다. 역대 어느 부위원장보다도 열심히, 실질적으로 일했다고 감히 말씀드린다"며 "그게 잘못이었다면 잘못이었겠다 싶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일부 정치세력이 왜곡하는 것과 달리, 저출산고령사회부위원장직은 정식적인 공직도, 상근직도 아니다"라고 강조, "누구든 사회에서의 본연의 직업을 유지하며 민간인으로서 비상근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직분이다. 그래서 저의 당협위원장직, 당원 신분도 그대로였다. 정치인 나경원의 소명도 저는 외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위원회 업무를 하며 적잖은 암초에 직면했다. 급기야 제가 해외 정책 사례를 소개한 것을 두고 정면으로 비난하고 '포퓰리즘'이라는 허황된 프레임을 씌워 공격했다"면서 "더 이상 제대로 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저는 사의를 표명했다"고 사의 표명 이유도 밝혔다.
▶이어 나경원 전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으로 자신을 비판한 장제원 의원을 '혹자'라고 칭하며 글을 이어나갔다.
그는 "혹자는 '거래', '자기정치' 운운한다. 그들 수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며 "제가 저출산 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적어도 그렇게 가볍고 얄팍한 수준이 아니다. 앞으로도 저는 어디서든, 저출산과 고령화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제 진정성엔 변함이 없다"고도 했다.
이어 "성공적 국정을 위해서는, 소통과 중재, 조정과 이해가 필수이다. 그래서 참모들의 융통성과 유연함이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의 진정한 성공에 누가 보탬이 되고, 누가 부담이 되는 지는 이미 잘 나와 있다. 당원과 국민들도 분명히 그 '팩트'를 알게 되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세운 정권이다. 다시 빼앗겨서야 되겠는가?"라며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는가?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장제원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다음 날인 14일 오전 8시 13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경원 전 의원의 실명을 직접 적고는 "공직을 자기 정치에 이용한 행태는 대통령을 기만한 것이다. 대통령이 임명한 공직으로 대통령과 거래를 시도했던 패륜을 '역사의 자명한 순리'라고 말할 수는 더더욱 없다"며 "고민이 길어진다는 둥, 천천히 사색의 시간을 가져본다는 둥 간보기 정치가 민망해 보일 따름이다. 해외 순방 직전, 대통령의 등 뒤에 사직서를 던진 것은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사이 여론전을 해 보겠다는 속셈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대체 왜 당내 한 줌 남은 반윤 세력들이 앞다퉈 그토록 미워했던 나경원 전 의원을 미화하고 찬양하고 나섰을까?"라고 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친윤'으로 평가됐던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반윤 몰이'라는 시선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나경원 전 의원은 "그들 수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고 반박하면서 2016년 박근혜 정부 때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의 총선 참패 원인으로 지목된 '진박(진짜 친박) 감별사'를 차용한 '제2의 진박감별사'라는 표현을 써서 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 등으로 거론되는 일부 인사들을 꼬집은 맥락이다.
그러면서 이 글을 통해 당 대표 출마 선언의 '불씨'도 계속 지폈다.
한편,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는 총 300석 중 더불어민주당이 123석, 새누리당이 122석, 국민의당이 38석, 정의당이 6석, 무소속이 11석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서는 진박 감별사들의 영향에 의한 공천 실패가 곧 새누리당의 패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유승민 전 의원이 대구 동구을 공천에서 배제됐으나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 및 복당한 게 대표적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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