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3세, 3인조 그룹 출신 가수 안모씨, 前경찰청장 아들 등 대마 흡연·유통·재배 혐의 17명 기소

남양유업, 고려제강, 대창기업, 효성그룹, (구)한일합섬, JB금융지주 등 2·3세 및 일가 연루
3인조 그룹 출신 가수와 전직 경찰청장 아들도

서울중앙지검이 검거한 마약사범들의 인물 관계도 및 역할 관련 이미지. 서울중앙지검 제공

재벌가 자제들을 비롯해 가수·연예기획사 대표와 전직 경찰청장 아들까지 포함된 '대마 커넥션'이 적발, 20명 중 17명이 구속 또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나머지 3명은 해외로 도주해 지명수배 중이다.

모두 나이가 30대 중반부터 40대 중반까지인 또래들이 자신들만의 마약 공급선을 만들어 매수, 소지, 흡연은 물론 재배까지 한 혐의를 받는다.

▶26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 홍모(40) 씨, 고려제강 창업자 손자 홍모(39) 씨, 대창기업 이동호 회장 아들 이모(36) 씨 등 10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구속 상태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남양유업 창업주 故(고) 홍두영 명예회장 차남의 아들인 40세의 홍씨는 지난해 10월 대마를 주변에 유통하고 소지 및 흡연한 혐의를 받는다.

또 고려제강 창업주 고 홍종열 회장의 손자인 39세의 홍씨는 수차례 대마를 사고팔거나 흡연한 혐의로, 대창기업 이동호 회장 아들은 총 8차례에 걸쳐 대마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여기에 3인조 그룹 출신인 미국 국적 가수 안모(40) 씨는 대마 매수, 소지, 흡연 등에 더해 실제로 재배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또 검찰은 연예기획사 대표 최모(43) 씨도 대마 매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어 같은 혐의로 불구속으로 기소된 7명 가운데에는 효성그룹 창업주 고 조홍제 회장의 손자이며 효성그룹에서 분리된 DSDL(구 동성개발)의 이사를 맡고 있는 조모(39) 씨가 포함됐다. 조씨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모두 4차례 대마를 구입해 흡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JB금융지주 일가인 임모(38) 씨도 대마 유통 및 흡연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여기에는 전직 경찰청장 아들 김모(45) 씨도 포함됐다. 김씨도 대마 유통 및 흡연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는데, 그는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수한 사례다.

나머지 해외로 도주한 3명에 대해 검찰은 지명수배를 한 상황인데, 여기에 (구)한일합섬 창업주 3 김모(43) 씨가 포함됐다.

▶이번 '대마 커넥션' 사건은 지난해 9월 경찰이 대마 재배 등 혐의로 알선책인 김모(39) 씨를 구속 송치한 후, 이에 대해 검찰이 보완 수사를 하면서 밝혀졌다.

검찰은 김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그의 우편물, 메시지, 송금 내역 등을 샅샅이 추적했고, 김씨의 알선을 매개로 대마를 매수, 소지, 흡연한 연루자들을 찾아냈다.

검찰은 해외 유학 등을 통해 외국에서 대마를 접한 부유층 자제들이 한국으로 돌아온 후 마약을 끊지 못했고, 이에 자신들만의 공급선을 만들어 상습적으로 대마를 매수, 소지, 흡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 '베테랑'(2015)을 비롯해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만 보던 부유층 자제들의 마약 커넥션이 현실에도 있었던 셈.

그러면서 일부는 집에서 대마를 직접 재배하기까지 했고, 임신한 아내와 태교 여행 중에도 대마를 흡연한 사례도 조사됐다. 그만큼 대마 중독성 및 의존성이 심각한 상태였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