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비전보다는 작은 꿈이나마 꼭 이뤄나가려 합니다. 제가 나고 자란 마을이 밝고 따뜻해지는 꿈 말이죠."
최해곤 포항시의회 의원(55, 국민의힘, 연일읍·대송면·상대동)은 고향을 벗어난 적이 없다. 포항시 남구 대송면에서 태어나 50여 년을 살면서 골목골목 모르는 곳이 없을 정도다.
그 사이 철강공단이 들어서고 더러워진 냇물과 텁텁한 공기에 이웃들은 떠나갔지만, 예전처럼 밝고 따뜻했던 그 시절 동네 모습이 돌아오리라 믿는다.
"저희 동네는 공업과 농업, 주거가 혼재된 곳입니다. 발전과 생존권이라는 과거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이 들어서며 갈등이 심해졌죠. 이러한 불신을 좀 줄여보고 싶어 시의회를 선택했습니다."
최 의원의 지역구는 공단지역과 인접한 탓에 비교적 도심권에 가까우면서도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낮고 오래된 연립주택이 많고, 노인 인구 비율도 높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에 직격탄을 맞으며 수백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기도 했다.
"시의회 배지를 달고 고작 석달도 안돼 태풍을 맞았죠. 범람하는 물길 앞에 무력감도 들었지만 그보다 화가 먼저 났어요. 벌써 몇번이나 수해를 입은 위험지역인데 왜 제대로된 방비가 없었을까요. 그때 시의원으로서 사명감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태풍 이후 몇달 동안 최 의원은 지역구를 벗어나지 않고 마을 곳곳을 누볐다. 물길에 휩쓸려간 주민들의 목소리를 주워 담으며 어떻게든 마을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현재 최 의원은 위험지역 이재민들의 집단 이주와 하천 정비 등의 해답을 듣기 위해 포항시에게 매일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최해곤 의원은 "큰 재주를 부릴 생각은 없다. 그저 제 이웃들의 목소리를 한 데 모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싶다"면서 "기업들과 주민, 포항시가 함께 협력하고 불신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