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경찰관 음주운전 올해 벌써 3건…"기강해이 심각"

올해 전국 경찰관 음주운전 12건 중 3건이 대구서 발생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음주운전을 단속해야 할 대구 경찰관들이 연초부터 세 차례나 음주운전 사건에 휘말리면서 기강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10시 10분쯤 서부경찰서 소속 40대 A 경위가 서구 한 주택가 도로에서 음주운전 단속 현장을 보고 그대로 도주했다. A 경위는 약 1㎞가량 도망가다 경찰에 붙잡혔다. A 경위는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인 면허정지 수준에서 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서에 따르면 A 경위는 현재 검찰에 송치된 뒤 기소된 상태다. 서부서는 검찰로부터 공무원 범죄처분 결과를 통보받고 징계 절차를 준비 중이다. 공무원 음주운전은 보통 정직, 해임, 파면 등 중징계 처분이 내려진다.

이달 15일 밤 12시 30분쯤에는 대구청 기동대 소속 30대 B 순경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달성군 옥포읍 한 주유소 옆 펜스를 들이받았다. 출동한 경찰은 B 순경이 면허정지 수준으로 운전한 점을 확인하고 소속 부서에 통보했다.

이달 9일 오후 11시 10분쯤에도 동부경찰서 소속 30대 C 경사가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인 면허 취소 수준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동구 아양교 연석을 들이받았다. C 경사는 음주 상태로 약 1.5㎞를 운전하다 사고를 냈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동부서도 조사가 끝나면 C 경사에 대한 내부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전국 경찰관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모두 12건이다. 이 중 3건이 대구에서 일어나면서 지역 경찰관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대구 경찰관의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3건이었는데, 2월 중순을 지나는 현재 벌써 지난해 전체 적발 건수를 채웠다.

지난해 12월 30일 부임한 김수영 대구경찰청장은 소속 경찰관의 잇따른 음주운전으로 취임 초반부터 위기를 겪게 됐다. 김 청장은 지난 15일 총경급 이상 화상회의를 통해 경찰관 음주운전을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추가 음주운전 적발 시 소속 경찰서장이 직접 대면 보고토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 경찰관이 음주운전에 적발된 서부서와 동부서도 비상이 걸렸다. 서부서는 지난 15일 김영환 서부서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 연중 수시로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김 서장은 "음주운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각 부서장들이 잘 챙겨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부서는 직원들에게 음주운전 예방 관련 스티커를 배부하고, 지속적으로 음주운전 근절을 강조할 계획이다.

동부서도 지난 15일부터 부서별 음주운전 예방활동 특별점검에 나섰다. 박찬영 동부서장 또한 아침 회의 때마다 직원들에게 "음주운전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서 관계자는 "다음 달 2일까지 부서별로 자체 음주운전 예방책을 제출받기로 했다"며 "지구대와 파출소에도 음주운전에 따른 재산상, 신분상 불이익이 크다는 점을 알리고 향후 공모전이나 캠페인을 통해 음주운전 근절 분위기를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