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화 운동의 시발점이 된 대구 2·28민주운동을 목격한 영국 기자의 기사가 최초 공개된다.
(사)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는 내달 5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되는 '2·28민주운동 특별사진전'에서 희귀자료 5종을 최초 공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사진전은 2·28민주운동 63주년과 대구시민주간을 맞아 열린다.
사진전에서는 영국 유명 일간지 더 타임스(The Times)의 찰스 하그로브 기자가 2·28 직후 경북고를 방문해 취재한 뒤 3월 15일 자에 게재한 신문기사가 전시된다. 이 기사는 대구MBC가 다큐멘터리 제작과정에서 발견해 2·28사업회에 기증했다.
더 타임스 동경 특파원이었던 하그로브 기자는 1951년 10월 1일 자 신문에 실린 '한국에서의 전쟁과 평화'라는 기사에서 "폐허가 된 한국에서 건전한 민주주의가 성장할 것을 기대하는 것보다는 쓰레기 더미에서 장미가 피기를 기대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라고 보도한 기자다.
해당 기사의 번역과 분석을 맡은 김노주 경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영국이 본 2·28민주운동'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이승만 정부가 시민에게 가한 위협과 선거 부정의 조짐을 폭로했다"며 "하그로브 기자의 기사는 야당 도시로서 대구와 2·28민주운동을 전 세계에 알렸다"고 의미를 밝혔다.
사진전에서는 당시 미국 대사인 매카나기가 2·28 상황을 담아 본국 국무부에 보낸 보고서와 미8군의 일일정보보고서, 2·28 직후 경북고 교장이 경북도지사에게 비밀문서로 보낸 2·28시위의 경위서, 1961년 경북고 교지에 발표된 한솔 이효상의 시 '대열은 지축을 흔들며' 등의 자료도 공개된다.
백재호 2·28사업회 기획홍보국장은 "최근 2·28민주운동과 관련된 귀중한 자료가 연이어 발견돼 일부를 시민에게 선보이게 됐다"며 "2·28민주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28 민주운동=1960년 2월 28일 정부가 야당의 선거유세장에 가지 못하도록 일요일에 등교하게 한 조치에 반발해 대구시내 고등학생들이 시위를 벌인 것으로 한국 민주화 운동의 첫 이정표가 된 사건.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