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가 지난 2일(현지시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주최 측에 따르면 행사 기간 8만천8500명 이상이 참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전하게 회복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대표로 하는 경북도 경제 사절단도 MWC를 찾아 첨단 기술의 각축장을 몸소 체험했다. 현재는 MWC에서 보고 들은 미래상을 접목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MWC에서 엿본 경북의 메타버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 시연장.
화면에 비친 앙증맞은 캐릭터가 가상 노래방에서 세계를 강타했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흥겹게 부른다. 말춤과 함께 여러 춤사위도 선보인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 6개국의 나라에서 접속한 캐릭터들도 앞 다퉈 강남 스타일에 맞춰 댄스 삼매경이다.
시연장 옆으로 가상현실에서 캐릭터들을 꾸밀 수 있는 모자, 티셔츠, 가방들이 오프라인에 그대로 재현돼 있었다. 안내원은 "오프라인에서 고른 패션 아이템 등은 온라인 캐릭터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7일 경북도청 1층 메타버스 체험관. 암막이 쳐진 부스에 들어서니 경북 23개 시·군의 문화재가 실물처럼 눈앞에 다가온다. 이곳은 경북도가 올해 초 문을 연 메타버스 가상현실 공간으로 경북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한눈에 만나볼 수 있다.
경북도가 '메타버스 수도 경북'이란 기치아래 메타버스 구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첨단과학산업을 이끄는 '메타버스과학국'을 신설했으며 메타버스와 AI, 초고속 통신, ICT, 빅데이터, 정보보안기술 등의 첨단과학 신기술 관련 부서를 일원화했다. ▷메타버스 인재 양성 ▷메타버스 산업 육성 ▷메타버스 문화·관광 활성 ▷메타버스 특화 서비스존 조성 등 4대 분야 20개 중점 과제도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다.
메타버스 산업 육성 분야에서는 메타버스 산업단지 구축, 초광역권 메타버스 허브밸리 조성, 기업 혁신성장 지원 및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메타버스 문화·관광 활성 분야에서는 황룡사(신라왕경) 메타버스 콘텐츠 구축, 메타버스 가상서원 구축, 디지털 기반 세계유산 통합플랫폼 구축 등이 진행되고 있다.
MWC를 참관한 최혁준 경북도 메타버스과학국장은 "메타버스의 승패는 콘텐츠가 좌우한다"며 "천년의 수도 경주와 정신의 수도 안동, 그리고 한복 등 경북은 메타버스로 구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경산 스마트팜 기업 'AGUNY'
'AGUNY'는 정밀농업 기술을 통해 고부가가치 식물소재를 계획 생산할 수 있는 수직농업 시스템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애그테크 기업으로 경산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 MWC에 경북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했다.
AGUNY관은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의 스마트팜 강국에서 온 참관객들로 연일 북적였다. 영국에서 왔다는 덴저(41) 씨는 "이 회사처럼 농업 생산력을 높이는 스마트팜 전체를 통제하는 시스템이 아주 잘 짜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관람 소감을 밝혔다.
AGUNY는 2019년 5월 모듈형 다단재배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했으며 경북산업용헴프규제자유특구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의 햄프종자전문기업인 버던트테크놀로지와 스웨덴 반투월드(스마트팜 아프리카 프로젝트)와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괌으로의 식물 공장 진출도 확정됐다.
이번 MWC에서는 약용작물 통합관제 솔루션인 '그로와이드' 홍보를 주력하고 있다. 그로드와이드는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설비를 실시간으로 통합제어 관리‧운용하는 솔루션이다.
권미진 대표는 "AGUNY는 반값의 시설재배 비용의 에어돔 설치로 아파트 4층 높이에서 시설재배를 할 수 있다"며 "스마트팜의 고부가가치는 대량생산에서 승패가 좌우되는 만큼 자사 제품은 기존 스마트팜의 시설보다 특화된 가격으로 대량생산과 스마트팜 토털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AGUNY에서 보듯 경북도의 스마트 농정은 해를 거듭하며 고도화되고 있다.

경북도는 농작지를 전통적 형태의 노지나 비닐하우스를 뛰어넘는 디지털 혁신 농장으로 개선하고 이 같은 차세대 농작지가 하나의 농업마을을 이루게끔 하는 '디지털 혁신 농업타운' 보급을 꾀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 농업타운은 마을 전체가 하나의 영농조합법인 등 형태가 돼 농사를 짓고자 하는 청년에게 스타트업 공간을 마련해 준다. 아울러 드론과 항공방제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한 공동 영농을 통해 고령화와 인력부족을 해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게끔 한다.
지난해엔 일부 지역에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조성하고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혁신밸리에는 청년보육센터와 임대형 스마트팜, 스마트팜 관련 기업 연구개발 실증단지, 빅데이터센터 등이 설치됐다. 경북도는 앞서 과수 등 노지 생산지역에서도 스마트팜을 적용할 수 있도록 안동시 임하면 오대리 일대 사과 스마트팜 65㏊ 규모에 60여 농가가 참여하는 노지스마트팜 시범단지를 조성한 바 있다.
경북도는 '청년농업인 육성 5개년 계획'을 통해 2026년까지 5년 간 4천395억 원을 들여 디지털 청년농 5천 명을 교육하고 이들에게 영농경험 기회를 제공할 계획도 갖고 있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임상준 기자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