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정상의 만찬 장소로 거론되는 식당이 우리 민족의 비극적 역사인 '을미사변'과 같은 해에 개업한 식당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1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128년 된 오므라이스 집에서 만찬을 한다는 보도가 있다. 윤 대통령은 128년 전 우리 한반도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명심하시기 바란다"며 "128년 전 1895년, 명성황후를 시해한 을미사변이 있었고 일본이 조선에서의 지위권을 확보한 시모노세키 조약도 있었다. 128년 된 오므라이스 집에 가서 너무 오므라이스에 취해 있지 않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 역시 "정상 간의 만찬에는 메뉴 하나하나가 화제가 되기 때문에 장소부터 메뉴 선정까지 의미를 담아 세심하게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1895년은 을미사변이 있던 해"라며 "일본 측이 하필 명성황후가 시해된 해에 창업한 노포에서 오므라이스를 대접하는 것이 아무 의도도 담기지 않은, 그저 우연이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확실한 것은 하나 있다. 강제징용 배상을 내주고 받은 만찬이니 무척 비싼 오므라이스라는 점"이라며 "공짜 점심도 없고 공짜 만찬도 없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서 구한말을 떠올리는 국민이 많다.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 벌어지고, 10년 뒤 일본은 을사늑약을 통해 대한제국을 집어삼켰다. 을사오적이 그랬던 것처럼 짝사랑 맹종외교를 고집하며 국익을 저버린다면 우리의 미래 또한 비극의 역사가 반복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언급하면서 "저 비극이 목격된 곳은 '렌가테이' 돈까스 식당에서 불과 약 20여 분 거리에 있다. 저 곳 뿐만 아니라 일본 수도 한복판에서 우리 동포에 대한 일본인의 대학살 만행에 수천 명이 희생됐다"고 만찬 장소 선정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전날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는 16일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긴자에서 식당 두 곳을 돌며 1·2차 만찬을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1차로 긴자의 스키야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이후 128년 역사를 자랑하는 경양식집인 '렌가테이'(煉瓦亭)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렌가테이'는 1895년 개업해 128년 역사를 자랑하는 경양식 음식점이다. 일본식 돈가스인 포크커틀릿과 오므라이스의 발상지로 알려진 곳으로, 일본 정부는 오므라이스를 좋아하는 윤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해 렌가테이를 2차 만찬 장소로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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