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왜 자주 보이나 했더니… 리설주-김여정 '권력투쟁'설 제기

美 전문가 "김정은 근 시일 내 사망하면 김여정이 과도기 지도자 될 것"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광명성절을 기념해서 진행한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 사이의 체육경기를 딸 김주애와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함께 관람했다고 조선중앙TV가 18일 보도했다. 김정은과 딸 김주애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조선중앙TV 화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딸 김주애의 잦은 대외 노출은 아내 리설주와 여동생 김여정 사이의 권력 투쟁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김 위원장이 건강 문제 등으로 갑자기 사망할 경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유력한 과도기 지도자가 될 거란 의견도 제기됐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와 캐트린 카츠 한국석좌는 14일(현지시간) CSIS 홈페이지에 북한 전문가들과의 토론을 정리한 '북한 리더십에 대한 해답 없는 질문들'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전직 미국 정보 분석가와 학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북한 전문가들은 보고서에서 김 위원장 딸 김주애의 잦은 대외 공개 행보를 두고 김 위원장을 '인간화'하거나 북한 핵무기 관리자로서 아버지처럼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김씨 일가의 권력이 여전히 공고하고, 차기 지도자가 미래 세대에 계승될 거란 신호라는 분석이다.

차 석좌는 "다소 극단적이지만 그럴듯한 가설은 북한 내부에 김 총비서의 부인 리설주와 김여정 간의 힘겨루기 구도가 있다는 것"이라며 "김여정의 정치력이 커지자 리설주가 자신의 자녀가 후계라인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주애를 공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김주애가 후계자 지위를 보장받은 것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김주애가 후계 자격을 갖춘 지도자로 여겨졌다면, 이미 김주애를 중심으로 한 신격화가 진행됐을 것"이라면서도 "'가능하지 않아 보이는 가능성'까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광명성절을 기념해서 진행한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 사이의 체육경기를 딸 김주애와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함께 관람했다고 조선중앙TV가 18일 보도했다. 김정은과 딸 김주애가 손을 잡고 경기장으로 들어서고 있다.[조선중앙TV 화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보고서는 또 북한 리더십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을 최대 미확인 변수로 꼽았다. 그러면서 이른 시일 내에 김 위원장이 통치를 이어가지 못하게 될 경우 동생 김여정이 가장 유력한 과도기 지도자가 될 거라고 짚었다.

차 석좌는 보고서에서 "김정은의 건강은 북한의 통제·후계 구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며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가까운 시일 내에 죽거나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여동생 김여정이 과도기적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김여정 유력설'의 근거로 차 석좌가 꼽은 것은 김여정의 존재감이다. 차 석좌는 "김여정은 정치에 관심이 부족한 오빠 김정철과 대조적으로 김정은의 강력한 신뢰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보를 한다"며 "행사장에서 김정은에게 재떨이를 가져다 주는 등의 행동을 통해 자신이 확보한 권력을 직설적으로 암시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김여정은 수년 동안 체제 내에서 상당한 권력을 가졌다. 김여정으로의 권력 이양은 북한 최초의 여성 지도자이자 최초의 수평적 권력 이양이 될 것"이라며 "지난 두 번의 승계는 수직적이었고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갔다. 둘 다 의미 있는 첫 번째 일이기는 하지만 현재 이 왕조 체제 내에서 김여정 만큼 지도자로서 능력이 있거나 (권력에) 관심이 있어 보이는 다른 가족 구성원은 없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11일 오후 김 부부장의 연설 전문을 육성으로 공개했다. [조선중앙TV 화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