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 대통령의 방일·한일 정상회담 "커다란 성공"…대통령실 자평

"새로운 협력 물꼬 텄다", "상대 마음 열고 관계 판 바꿨다" 평가
호텔·공항서 직원들 박수 세례…"일본인 마음 여는데 어느 정도 성공"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소인수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소인수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7일 한일 정상회담이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는 평가가 한국과 일본 양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도 공통되게 나오고 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일 양국 정부 간은 물론이고, 정치권 간, 경제 및 산업계 간, 특히 미래세대 간에 새로운 협력의 물꼬가 트였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자평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외교라는 것이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양자 또는 다자관계에서 판을 바꾸는 것이라면, 이번 윤 대통령의 방일 외교는 커다란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상대방의 마음을 연 것과 관련, 정상회담을 함께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물론이고, 이번 방일 기간 중 만난 12명의 정치지도자, 10여 명의 경제지도자, 그리고 수백 명의 게이오대 학생까지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의 결단을 높이 평가했다고 이 대변인은 설명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일본 정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가운데 한 사람인 아소 다로 총리는 17일 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정치 사정이 있을 텐데도 이번 방일을 결정해 줬다. 양국 공동이익을 위한 결단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다시 한 번 환영한다"고 했다.

18일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도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 특별고문은 "윤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은 우리에게도 큰 공감과 용기를 줬다.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양국 협력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안정적 발전에 큰 초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18일 게이오대 연설 후 1학년 학생이 윤 대통령에게 '저도 한일 관계 개선에 역할을 하고 싶다. 뭘 하면 될지 알려 달라'고 질문했다면서 이 대변인은 "지금까지 한일 관계에서 이런 질문이 나온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만나는 것이다. 그러니 학생도 한국을 방문해 달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일본 체류 당시 윤 대통령에 대한 도쿄 현장의 분위기도 소개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16일 오전 숙소인 임페리얼 호텔에 도착했을 때 로비에 있던 일본인 몇 분이 박수를 쳤다. 일본에서는 굉장히 흔치 않은 일"이라며 "17일 대통령 일행이 숙소를 떠날 때 호텔 모든 직원이 일렬로 도열해 대통령이 떠난 뒤까지 계속 박수를 쳤고, 연도에 나와 있던 일본 주민들도 박수를 보냈다"고 했다.

이어 "공항에서 비행기가 이륙할 때 공항 직원들도 박수를 보내줬다"며 "이 정도면 일본인의 마음을 여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박 2일 간의 일정이었지만, 이번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으로 한국 정부가 한일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가 됐고, 한미일 관계, 나아가 국제 관계에서도 주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 방일 기간 중 한국과 일본에서 보기 드물게 양국 여론이 일치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그것은 '윤 대통령이 정치지도자로서 한일 미래관계를 위해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그러니 이번에는 기시다 총리도 호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여론이 이 정도로 일치된 적이 과거에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미국과 유엔,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에서도 윤 대통령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 기시다 총리가 호응하면 한반도와 국제 정세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변인은 "향후 후속 조치가 어떻게 이뤄지느냐도 봐야 되겠지만, 기시다 총리가 적절하게 호응한다면 한국과 일본, 또는 한미일 3국이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국제사회에서 주도적으로 안보‧경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국내의 비판적인 여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비판적인 여론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특히 야당에서 많은 비판을 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은 야당이 당연히 해야 되는 역할이고, 그것을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야당 측의 비판에 대한 아쉬움과 실망감, 우려도 함께 표했다. 이 대변인은 "역사의 큰 흐름이나 국제질서 변화의 큰판을 읽지 못하고 너무 지엽적인 문제를 제기하거나 지나치게 과도한 용어를 동원해 정치적 쟁점을 만들려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많은 국민이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 측에서 조금 더 지성적인 연구와 분석을 통해, 그리고 국민의 이익과 미래세대를 위한 고민을 통해 정부 정책, 외교 정책을 비판한다면 여야 간에 조금 더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윤 대통령 일본 방문 후속 조치에 대해선 "정부 각 부처에서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준비중이고, 정치권 간의 교류도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며 "여당 의원들의 방일이 예정돼 있다. 야당 의원들도 동참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경제산업계에서도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중심으로 해서 협력관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특히 청년 세대 간에 교류 확대 방안도 곧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예상했다.

한편, 확대 정상회담 오프닝 당시 벚꽃을 소재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나눈 담소를 소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도쿄에 도착해 보니 벚꽃이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일주일이면 활짝 필 것 같다"고 하자, 기시다 총리가 "올해는 예년보다 이례적으로 벚꽃이 빨리 피고 있다. 윤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벚꽃이 조금 무리해 개화를 한 것 같다"고 화답해 한바탕 웃었다고 전했다.

넥타이와 관련해서, "양자 정상회담을 하면 보통 참석자들이 상대국 국기에 있는 색깔의 넥타이를 많이 멘다. 그래서 우리 측은 일장기의 빨간색을 생각해 대체로 붉은색을 많이 했다"며 "일본 측에선 푸른색 계통의 넥타이를 많이 메고 왔다. 빨간색은 일장기에 있고, 태극 문양이 빨간색과 파란색이니 그걸 감안해 푸른색 넥타이를 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을 마치고 일본 총리실 측이 독도와 위안부 등을 거론하는 등 뒤통수를 친 부분이 있는데, 공식 항의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 "독도와 위안부 관련해선 논의한 적 없다고 명확하게 얘기했고, 오염수 관련해선 회담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공개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정부 원칙은 있다. 과학적 측면이 있고, 국민 정서 측면이다.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확인되지 않으면 위험한 요소가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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