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재판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국군 등에 의해 처형된 '경산 코발트광산 민간인 희생사건'의 유해 수습 작업이 14년 만에 재개된다.
21일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와 경산코발트광산유족회에 따르면 오는 23일 경산시 평산동 코발트광산 수평2굴에서 유해 수습 작업을 재개한다.
이번 작업은 새로운 유해를 찾아내는 게 아니다. 1기 진실화해위가 지난 2007~2009년 1~3차 수평2굴 유해 발굴 당시 나온 유해 잔뼈와 흙 등을 3천여 개 포대에 담아 이 굴 안에 보관해 왔던 것을 굴 밖으로 꺼내 유해를 수습과 정리를 하는 것이다.
경산코발트광산유족회는 이날 작업 전 개토제(흙을 파기 전에 토지신에게 올리는 제사)를 봉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경산코발트광산유족회가 수평2굴 유해발굴 현장에 쌓아 둔 포대 3천여 개 중 표본조사를 한 10개 포대에서 당시 희생자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과 단추 등 모두 34점을 수습하는 등 추가 유해발굴을 해 줄 것을 요구해 왔었다.
'경산 코발트광산 민간인 희생사건'은 6·25전쟁 때인 1950년 7~8월 경산, 청도, 대구, 영동 등지에서 끌려온 국민보도연맹원 및 요시찰 대상자들과 대구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 중 상당수가 재판 절차 없이 군경에 의해 집단 희생된 사건으로, 3천5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기 진실화해위가 2007년부터 3년간 이곳에서 유해 520여 구를 발굴했지만 2009년 관련 예산이 끊기면서 유해발굴 작업이 중단됐다.

경산코발트광산유족회 나정태(77) 회장은 "수평2굴 안에 남은 유해를 굴 밖으로 꺼내 수습 정리하는데 14년이 걸렸다. 뒤늦었지만 다행스럽다"면서도 "국가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분들의 한과 억울함을 풀어주고 후손들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도록 이 광산의 다른 굴에 대한 유해발굴작업도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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