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젊은작가상'에 호명된 올해의 신인 현호정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가슴에 구멍이 생긴 소녀 '고고'와 수많은 구멍을 가진 행성 '망울'이 서로의 구멍을 아름다운 고리로 연결하는 SF사랑 신화다.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성장소설의 고전 데미안의 유명한 구절이다. 세계를 전복하고 깨뜨리는 것이 성장의 공식이었다면 현호정 작가의 성장은 다른 방향이다. 세계를 깨뜨리는 대신 성장하는 인물과 같은 상실을 가진 세계를 창조한다. 즉 구멍을 내는 건데 소녀의 가슴과 행정의 대지에 구멍이 생긴 이상 세계는 더 이상의 투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구멍 난 몸을 공유하고 정신적으로 화합해야 하는 또 다른 자기 자신일 따름이다.
'고고의 구멍'은 세계의 상실이 어째서 행성의 구멍이, 소녀의 상실이 어째서 몸의 구멍이 됐는지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정신과 육체의 긴밀한 연결 고리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고리로 행성의 구멍과 소녀의 구멍을 연결한다.
상실에 의한 서늘한 마음과 상실을 회복시키고 싶은 따뜻한 마음이 함께 공존하는 성장 이야기다. 20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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