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부족 경고등..1~2월 세금, 작년보다 16조 덜 걷혀

1~2월 국세 수입 54조2천억, 작년 동기 대비 15조7천억 감소
자산 시장 침체로 양도소득세 4조1천억, 증권거래세 8천억 줄어
1분기까지는 세수 흐름 부진 예상, 하반기 경제 회복 시 만회 가능

1대구 중구의 부동산 매물표 앞으로 한 시민이 길을 지나고 있다. 세수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게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시장 침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매일신문 DB

1~2월 국세 수입이 작년보다 16조원 가까이 덜 걷히면서 나라 살림에 비상등이 켜졌다.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침체하는 등 경기가 전반적으로 악화하면서 세수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세 수입은 54조2천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조7천억원 줄었다.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세수 감소 폭은 1월 6조8천억원이었는데 2월엔 9조원으로 더 커졌다.

올해 국세 수입 예산 대비 진도율은 2월 13.5%였다. 작년 2월(17.7%)은 물론이고 최근 5년 평균 2월 진도율(16.9%)을 밑도는 수치다. 2월 기준으로 2006년(13.5%) 이후 최저 수준이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시장 침체가 세수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작년 12월 주택 매매량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6.8%나 줄면서 양도소득세가 4조1천억원 감소했다. 증권거래세 수입은 8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8천억원 감소, 반토막이 났다.

경기가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부가가치세도 전년 대비 5조9천억원 감소, 13조9천억원만 걷혔다. 법인세도 3조4천억원으로 7천억원 줄었다.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유류세 한시 인하 영향으로 작년보다 5천억원 줄어든 1조8천억원에 그쳤다. 종합소득세도 2월까지 24조4천억원 걷혀 작년보다 6조원 줄었다.

다만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는 걸 막기 위한 세정 지원으로 작년 1~2월 세수가 늘었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1년 하반기 납부 유예 등 세정 지원책으로 그 해 하반기 들어왔어야 할 세금이 2022년 1~2월에 들어오면서 세수가 일시적으로 늘었고, 이에 따른 기저 효과로 올해 세수 감소 폭이 커졌다는 얘기다.

세정 지원 이연세수 감소 기저 효과에 따라 추정한 세수 감소 폭은 8조8천억원 정도라는 게 정부의 설명. 이에 따르면 올해 1~2월의 실질적인 세수 감소 폭은 수치상 그대로 15조7천억원이 아니라 6조9천억원 수준이 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정 지원으로 작년 세수가 많았던 점, 작년 4분기 이후 경기가 급속히 둔화한 점, 자산 시장 침체 등이 맞물려 올해 1분기까지는 세수 흐름이 상당히 부진할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경제가 회복된다면 1, 2월 세수 부족준을 만회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했다.

한편 세수는 줄었는데 국세 체납액은 100조원을 넘어섰다. 국세청이 31일 공개한 2023년 1분기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2년 12월 31일 기준 국세 누계 체납액은 102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 99조9천억원에서 2조6천억원 늘어 100조원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