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이재명 부모 묘 훼손 사건' 당사자라고 주장한 풍수지리 전문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7일 경북경찰청은 전날 오후 6시 30분쯤 전남 강진에서 A(85) 씨와 믿을 만한 주변인을 함께 만나 2시간 30분가량 범행 관련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풍수지리 전문가인 A씨는 전날 자신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같은 경주이씨 집안 사람으로, 지난해 5월 29일 전남 장흥과 경북에 사는 경주이씨 문중 지인 등 3명과 함께 경북 봉화군 이 대표 부모 묘소가 있는 선산에 찾아가 봉분 주변에 '생명기(生明氣)'를 쓴 돌을 묻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지난해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른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문중 지인으로부터 '이 대표가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뒤 보궐선거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도움을 주자'는 제안을 받아 묘소에 '기 보충' 의식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돌에 쓴 글자 '생명기'는 그가 기 보충 의식을 치를 때 활용하고자 과거 특허청에 상표등록한 바 있는 특유의 문구라는 주장이다.
A씨는 경찰에 '선거 직전이었던 데다 나도 함께 간 문중들도 이 대표와 연락할 방법을 몰랐다. 좋은 취지니 나중에 알려도 될 것이라 생각했다. 논란이 불거진 뒤로는 시골에 사느라 해명할 방법도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A씨 및 그와 동행했다는 문중 인물들을 추가 조사하고 진술의 진위 여부를 가릴 방침이다.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판례 등 법리 검토를 거쳐 사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경북경찰청은 지난달 12일부터 해당 사건에 분묘발굴죄를 적용, 용의자를 찾는 등 수사를 벌여 왔다. 분묘발굴죄는 반의사불벌죄나 친고죄가 아니므로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할 수 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으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A씨의 주장이 알려지자 이재명 대표는 같은 날 오후 7시 30분쯤 페이스북에 "부모님의 묘소를 훼손하는 행위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벌어져서는 안 될 일이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는 "정치를 한다는 이유로 돌아가신 부모님께 불효를 저지른 것 같아 죄송하고 가슴 아프다. 더 이상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다만 복수난수(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는 뜻)라 했으니 악의 없이 벌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수사당국의 선처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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