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양질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했더니…무단 이탈 낮고 성실성도 높다

성주군, 현지에 가서 면접·신체검사 후 선발…“공직자 조금 힘들면 군민 만족감은 한층 높아져”

올해 필리핀에서 들어온 성주군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설명회. 이들은 각종 교육과 설명회 후 각 농가에 배치됐다. 성주군 제공
올해 필리핀에서 들어온 성주군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설명회. 이들은 각종 교육과 설명회 후 각 농가에 배치됐다. 성주군 제공

경북 성주군이 양질의 외국인 계절근로자(이하 계절근로자)를 확보하고 농가 배치 후에도 철저한 관리를 하자, 기존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은 낮아지고 근로 성실성은 높아지고 있다.

14일 성주군과 계절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농가 등에 따르면 과거 불법체류 외국인을 근로자로 고용할 경우 1인당 월 250만원 이상의 임금을 주고도 다른 곳으로 이탈할까봐 고용주는 노심초사하고 눈치 보기 일쑤였다.

하지만 올해는 필리핀에서 양질의 계절근로자가 대거 들어와 농가에 배치되면서 사정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들에게는 1인당 숙소비를 공제한 월 180만원의 임금이 지급되지만 지금까지 이탈자는 560명 중 1명에 불과하다. 214명이 들어와 같은 기간 20% 넘게 이탈했던 지난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됐다.

올해 들어온 계절근로자들이 농업 현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자 기존의 불법체류 근로자들은 설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스스로 임금을 낮추겠다거나 성실하게 근로에 임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성주군 분석이다.

이 같은 현상은 양질의 계절근로자 확보를 위한 성주군의 숨은 노력 덕분이다. 성주군은 계절근로자 공급 협약을 한 필리핀 마갈랑시와 아팔릿시 당국에서 모집한 근로 자원에 대해 현지에 직접 가서 면접과 신체검사를 한 후 선발했다.

또 4주간에 걸친 참외수확요령, 이탈방지, 한국어 교육도 실시했고 보증금이 수반된 이탈방지각서도 받았다.

올해 필리핀에서 들어온 성주군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인천공항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성주군 제공
올해 필리핀에서 들어온 성주군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인천공항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성주군 제공

특히 올해 입국한 계절근로자의 경우 계약 기한을 마치고 귀국할 때 고용했던 농가에서 재고용을 원하면 내년에 숙련공으로 다시 입국할 수 있고, 이렇게 5년간 성실근로자로 평가받으면 우리나라 체류자격이 생기는 것도 이탈하지 않고 성실히 일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성주군은 설명했다.

계절근로자 3명을 고용해 참외를 재배하는 배운현(월항면) 씨는 "올해는 외국인 근로자 이탈걱정 없이 농사에만 몰두하고 있고, 내년에도 지금 일하고 있는 근로자를 재고용할 생각이다"며, "현지에 가서 직접 계절근로자를 선발한 성주군의 노력은 평가받아야 한다. 향후 양질의 계절근로자 도입을 확대해 불법체류 근로자의 횡포를 막고, 나아가 자연도태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올해 들어온 계절근로자에 대한 좋은 평가와 군민들이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공직자가 조금 힘들면 주민은 훨씬 편하고 행복해진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내년에는 농가 수요에 부응하도록 양질의 계절근로자 도입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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