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부모와 함께 나누고픈 북&톡] 우리에겐 늘 더 큰 '가능성'이 있다

'다리'가 문제라면 '부리'를 돋보이게 하면 돼… '나보다 멋진 새 있어?'
약점은 새로운 기회로 바뀔 수 있다… '마이너리티 디자인'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작가 김영하는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진짜 이유'라는 주제로 진행된 한 강연에서 "자기 감정을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 본인 뿐만 아니라 과거의 나를 포함한 타인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며 책읽기를 통해 나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고 강조합니다. 책은 우리가 만드는 각자의 우주에 접속해 그 세계의 일원으로 살 수 있게 해줍니다. 오늘은 모두의 삶이 지닌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두 권의 책을 만나보겠습니다.

'나보다 멋진 새 있어?'의 표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할 때, 나는 가장 빛난다

어느 산책하기 좋은 날, 작은 새 빌리가 집을 나섭니다. 그런데 고양이와 부엉이 그리고 다른 새들까지 빌리의 다리가 너무 가늘어서 이상하다며 수군거리기 시작합니다. 주눅이 든 빌리는 자신감이 떨어지고 자세마저 구부정해지죠. 우리는 자신과 다른 외모나 특성에 대해 수군거리고 험담하는 일에 왜 이리 적극적인 걸까요? '나보다 멋진 새 있어?'(매리언 튜카스 지음)는 획일화된 사회에서 남과 다르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우리 모두에게, 자신만의 개성을 잊고 사는 건 아닌지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빌리는 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 나갈까요?

빌리는 먼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합니다. 열심히 운동해서 다리를 굵게 만들려고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고, 음식을 열심히 먹어 보지만 배만 뽈록 나올 뿐입니다. 산책을 하다 문득 들어간 미술관. 그곳에서 빌리는 참신한 영감을 얻습니다. 바로 다리 대신 부리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지요. 빌리는 물감을 가져와 부리에 예쁘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월요일은 앙리 마티스처럼, 화요일은 잭슨 폴록처럼, 매일매일 연이은 아트 퍼레이드가 시작합니다. 빌리를 놀리던 새들과 고양이, 부엉이도 이를 보고 크게 감탄하고 찬사를 보냅니다. 빌리의 예술적인 부리는 선망의 대상이 되었지요. 마지막에 빌리는 더 이상 자신의 가느다란 다리를 감추지 않습니다. 수많은 시도 끝에 드디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처럼 자기 본연의 모습에 당당해질 때 우리는 가장 빛을 발합니다. 빌리는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며, 경쟁 사회 속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자신감을 상실한 독자들의 마음에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심어 줍니다.

'마이너리티 디자인'의 표지

◆우리 모두는 '약점'과 '강점'을 모두 갖고 있다

'마이너리티 디자인'(사와다 도모히로 지음)은 일본의 대형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가 아들의 장애를 계기로 사회복지의 세계에 뛰어들어 착안한 새로운 '일의 방식', 그리고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법'을 담은 책입니다. 어느 날 저자의 생후 3개월인 아들이 시각 장애 판정을 받습니다. '내가 아무리 멋진 광고를 만들어도 아이는 볼 수 없다'며 저자는 열심히 일할 동력을 잃어버립니다.

아들의 미래를 상상할 수 없던 저자는 희망을 찾기 위해 200명이 넘는 장애인과 그 주변 사람을 만나고, 그 과정에서 장애인 같은 소수자가 광고회사에서는 제대로 주목 받지 못했던 잠재 고객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누군가의 약점이야말로 이 사회를 살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저자는 비장애인에게만 신경 쓰고 '강점'만 돋보이게 하는 주류 광고에서 손을 떼고, 자신의 능력이 필요한 곳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겠다고 결심합니다. 이 새로운 방식이 '마이너리티 디자인'입니다.

시각장애인 축구 세계선수권 대회 홍보 작업을 맡으며 저자는 처음으로 광고를 만드는 능력의 새로운 가능성을 깨닫습니다. 이에 강자의 논리에서 벗어나 약자도 승리할 수 있는 새로운 규칙을 제시한다는 '마이너리티 디자인'의 기본 방침을 세우고 다양한 분야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이 책은 마이너리티 디자인이 단순히 장애인과 고령자 등 이른바 사회적 약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가 어떤 면에서는 자기만의 약점을 지닌 소수자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운동 신경이 빵점'이라는 저자 자신의 '약점'에서 유루스포츠라는 새로운 운동 종목을 만들기도 합니다. 각자가 '마이너리티 디자인'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저자는 우리 모두가 '자기 자신'부터 바라볼 것을 제안합니다. 그러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자기 자신에게 쓰는 기획서'를 제시하면서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더 나은 미래를 그리는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고 것도 알려줍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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