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중국 정부가 6·25 전쟁 장진호 전투를 '기적'이라고 표현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내용을 거친 표현으로 반박한 데 대해 29일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장진호 전투를 '항미원조 전쟁의 승리'라고 규정, "역사 발전의 흐름과 반대편에 서서, 힘을 믿고 약자를 괴롭히고,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침략을 확장하면 반드시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강경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김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국 외교부가) 얼토당토않은 역사 왜곡으로 정상회담 폄훼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머리 깨지고 피 흘릴 것'이라는 표현에 대해 "섬뜩한 논평까지 내며 노골적으로 우리 국민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는데 중국의 지나친 무례함에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 남긴 아픈 과거 역사를 이유로 한·중 두 나라의 미래가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중국이 우리 국민의 감정을 자극하면서까지 과거사를 왜곡하고 국격을 훼손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겨울 개마고원 장진호 일대까지 북진했던 미 해병 1사단이 중공군 7개 사단에 포위돼 전멸 위기에 처했다가 포위망을 뚫고 철수한 과정을 말한다.
앞서 윤 대통령은 미 의회 연설에서 "미 해병대 1사단은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 12만명의 인해 전술을 돌파하는 기적 같은 성과를 거뒀다"며 "장진호 전투에서만 미군 4500명이 전사했고, 6·25 전쟁에서 미군 약 3만7000명이 전사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국이 거친 표현을 내 놓는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침묵'하는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연일 죽창가를 부르며 반일감정을 고조시켜온 민주당이 유독 중국의 역사 왜곡과 국격 훼손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소극적"이라면서 "신(新)사대주의에 안타까움을 넘어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 중국의 도발에 언제까지 침묵하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어 "한미 핵협의그룹 창설이라는 역사적 '워싱턴 선언'으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킨 이번 정상외교 성과에도, 민주당은 그저 윤석열 정부를 흠집 낼 수만 있다면 중국 외교부의 대한민국 국격 훼손은 얼마든지 허용된다는 것인지,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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