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피해 달아나다 사망 사고 낸 만취운전자, 잡고보니 음주운전 전력 5회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경기 광주에서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가, 역주행 사망 사고를 낸 만취 운전자가 과거에도 5차례 음주운전 전과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새벽 0시 50분쯤 경기도 광주시 역동의 한 왕복 4차로 도로에서 40대 A씨가 만취 상태로 몰던 팰리세이드가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 과정에서 역주행하다가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아 택시 운전기사가 숨지고 승객이 크게 다쳤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40대 팰리세이드 운전자 A씨를 형사 입건했다. 사고 당시 A씨 차량 동승자인 40대 B씨 등 2명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조사 중이다.

A씨는 이날 0시 46분 경기도 광주시 역동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190% 상태로 팰리세이드 차량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 2명을 사상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지점 인근을 지나던 시민이 A씨가 지그재그로 운전하는 모습을 보고 "한 차량이 도로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주행하고 있다. 음주운전이 의심된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의 차량 앞을 가로막고 검문을 위해 차량에서 내렸으나, A씨는 차량을 옆으로 빼 달아나기 시작했다.

A씨는 왕복 4차로의 도로를 타고 2킬로미터(㎞)가량을 도주하던 중 중앙선을 넘어 500미터(m)를 역주행하는 등 위험천만한 운전을 했다. 결국 0시 50분쯤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택시 운전기사인 50대 C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전 1시 55분쯤 숨졌고, 택시 조수석에 탑승했던 승객 40대 D씨가 양측 팔이 골절되는 등 중상을 입고 치료받고 있다.

A씨 등 팰리세이드 탑승자들은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번 사망 사고를 내기 전에도 음주운전으로 5차례 처벌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각각의 전과가 단순 음주운전 적발인지,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이 확보한 A씨 팰리세이드 내 블랙박스에는 경찰이 출동해 검문을 하려 차량에서 내리자 A씨가 도주하는 시점부터 사고를 내기까지의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중 동승자들과 "이제 큰일 났다", "내가 뭘 하고 있는 거냐" 등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 내용으로 미뤄볼 때, A씨 등은 경찰이 출동한 사실과 음주운전을 들키지 않기 위해 달아나는 과정 전반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A씨 등은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직장 동료 사이로, 이천시 백사면에서 술을 마신 뒤 사고 지점까지 20㎞가량을 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점, 경찰이 출동하자 도주한 점, 사망 사고를 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특가법을 적용키로 했다.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상죄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등에 비해 처벌이 무겁다.

아울러 경찰은 A씨의 차량에 동승한 B씨 등 2명에 대해 음주운전 방조 혐의가 있다고 보고, 이에 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