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찾는 관광 명소로 떠오른 대구 달성공원 새벽시장이 인근에 대규모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존폐 위기를 겪고 있다. 관광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중구청은 예비 입주자들의 민원과 시장의 상징성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17일 오전 6시쯤에 찾은 달성공원은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오전 5시부터 8시 30분까지 열리는 새벽시장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야채, 과일, 생선 등을 구매할 수 있고 먹거리도 많아 최근 유튜브, SNS를 타고 입소문이 번지고 있다.
달성공원 새벽시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야채를 파는 노점이 하나둘 생기면서 형성된 비공식 번개장터다. 오전 5시쯤 장이 열리면 달성공원 입구부터 태평로까지 약 600미터의 도로가 노점상과 손님들로 채워진다.
이날 제사상에 오를 음식 재료들을 사러 온 70대 A씨는 "아침 운동하러 공원에 온 김에 항상 장터에 들러 찬거리를 사 오곤 한다"라며 "인근 주민들은 모두 새벽시장을 애용하고 있고 주말에는 젊은이들이나 관광객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달성공원 인근에 있는 대규모 신축 아파트의 입주가 다가오면서 빚어졌다. 해당 아파트는 1천500가구 규모로 다음 달 말 입주가 시작된다. 입주예정자협의회 대표 B씨는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유치원도 생길 예정인데 시장에서 새벽부터 음주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위험하다"며 "새벽시장이 갖는 상징성은 유지하되 절충안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예비 입주자들의 민원이 계속되자 중구청은 아파트 인근 200미터 구역에 있는 노점상에 대해 단속에 나섰다. 향후 단속 구간이 더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새벽시장이 관광지로서 기능하고 있고 상징적인 장터라 상생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도 "구청 입장에서는 주민 생활의 안전과 편의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달성시장 노점상들을 단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 규모가 축소되면서 상인들은 생계 위협을 호소했다. 새벽시장에서 20년째 신선식품을 팔고 있는 60대 C씨는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장사할 수 있는 구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새벽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이게 생업인데 설 자리를 잃을까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시장을 찾은 주민들도 줄어든 시장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역시 20년 가까이 새벽시장을 들르고 있다는 80대 D씨는 "신선한 식품을 싸게 파는 새벽시장은 달성공원의 상징"이라며 "일요일에는 카트를 끌지 못할 정도로 젊은 인파가 많이 몰리는데 민원 때문에 무작정 없애버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양측 입장이 첨예한 상황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운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시장 상인들과 예비 입주자 입장이 모두 일리가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중재해야 한다"며 "양측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갈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명확히 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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