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6·25전쟁 지게 보급 부대원' 기리는 추모비 칠곡에 건립된다

백선엽 장군 장녀 남희 씨, 사비들여 추모비 마련
높이 160cn, 6월 19일 제막식 예정…탄약 등 지고 1사단·미군에 전달
2천800명 전사 아직도 보상 없어…"국군의 수호천사 자처한 영웅들"

김재욱(오른쪽) 칠곡군수와 백남희(중앙) 씨가 경북 칠곡군 망정리 328고지 지겟길에서 지게 부대 재현 행사를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김재욱(오른쪽) 칠곡군수와 백남희(중앙) 씨가 경북 칠곡군 망정리 328고지 지겟길에서 지게 부대 재현 행사를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6·25 전쟁 당시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투에서 보급품을 지게로 운반하며 국군을 지원했던 지게 부대원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비가 73년 만에 처음으로 다부동전적기념관에 건립된다.

다부동전투 지게 부대원 추모비는 고(故)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75) 씨가 1천200만원의 사비를 들여 높이 160㎝의 추모비를 마련했으며, 6월 19일 제막식을 할 예정이다.

당시 지게 부대원은 탄약, 연료, 식량 등의 보급품 40㎏을 짊어지고 가파른 산악지대 고지를 오르며 백선엽 장군이 이끄는 국군 1사단과 미군에게 전달했다.

지게 부대원들은 군번도 총도 없이 포화 속을 누비며 전쟁 물자 보급은 물론 부상자와 전사자 후송 등 모든 병참 임무를 담당했었다.

다부동전투에서 지게 부대원 2천800명이 전사했지만, 참전 사실이 입증되지 않아 아직까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유엔군은 6·25 전쟁 때 주민들이 지게를 지고 산을 오르는 모습이 알파벳 A와 닮았다는 이유로 'A-frame Army'라고 부르기도 했다.

또 미 8군 사령관이었던 밴 플리트 장군은 회고록에서 "지게 부대가 없었다면 최소 10만 명 정도의 미군 병력을 추가로 보내야 했을 것"이라며 그들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 지게 부대 추모비는 오는 7월 들어서는 백선엽 장군 동상과 함께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자리잡을 예정이다.

백남희 씨는 "백선엽 장군 3주기를 맞아 아버지 유지를 받들어 지게 부대 추모비를 건립하게 됐다"며 "지게 부대원은 국군의 수호천사를 자처했던 이름 없는 영웅들이었다. 이름 없는 영웅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지게 부대원과 학도병처럼 숨은 영웅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었다"면서 "그들을 기억하고 재조명하는 일에 사회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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