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현숙 대구지방보훈청장 “보훈은 기억하는 일, 영웅에 대한 존중 이끄는 문화 만들 것”

대구보훈청 첫 여성 청장 박현숙
"그동안 유공자 지원에 초점 맞춰 이젠 영웅에 대한 보훈문화 조성"
"국가 위해 바친 목숨 제대로 예우"

박현숙 대구지방보훈청장.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박현숙 대구지방보훈청장.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국가의 '보훈(報勳)' 정책은 구성원들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흘렸던 피를 기억하고, 추모함으로써 우리는 오늘날의 번영과 풍요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국가 유공자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보훈이야말로 국가와 개인의 삶을 엮어주는 힘인 것이다.

6·25전쟁 발발 73년‧정전(停戰) 70년이 되는 올해는 보훈 정책의 대격변이 예고됐다. 지난 5일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격상됐기 때문이다. 1961년 국가보훈처의 전신인 군사원호청이 설립된 지 62년 만의 승격이다. 새롭게 출범한 국가보훈부에는 위상과 함께 법적 권한과 책임이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는 평가가 따른다. 현충일을 나흘 앞둔 지난 2일 박현숙 대구지방보훈청장을 만나 앞으로 보훈 정책의 변화와 과제에 대해 물었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그는 대구지방보훈청 최초의 여성 청장이기도 하다.

박 청장은 국가보훈부 출범 이후의 변화에 대해 "국가보훈부가 이전 '처'일 때와는 달리 국무회의 심의·의결권을 가진 장관이 이끄는 조직이 되고, 독자적인 '부령 발령권'도 가지게 된다"며 "아울러 이번 승격은 국가를 위해 청춘과 목숨을 바친 영웅들을 국가가 제대로, 그리고 끝까지 책임지고 예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웅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존중하는지는 매우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과거의 희생 바탕 위에 현재의 우리가 있고, 내일의 미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부 승격을 계기로 지방보훈청의 역할도 확대될 것입니다. 기존 우리의 역할이 유공자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부터는 영웅에 대한 예우와 존중을 이끌어내는 보훈문화를 적극적으로 조성할 예정입니다."

오는 7월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들어설 백선엽(1920∼2020) 장군 동상 건립 역시 '영웅에 대한 예우와 존중' 차원에서 이해돼야 한다는 게 박 청장의 관점이다. 올해 초 국가보훈처는 '백선엽 장군 동상건립추진위원회'가 이끄는 백 장군 동상 건립 사업 비용 5억원 중 1억5천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는 "백선엽 장군에 대해 여러 논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낙동강방어선을 지켜냄으로써 우리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공(功) 또한 대다수가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지금의 평화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 이를 기억을 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백 장군의 동상을 건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지방보훈청장으로서 그는 대구경북을 "독립, 호국, 민주의 역사가 모두 공존하는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박 청장은 "독립운동의 촉매제가 된 국채보상운동과 4‧19혁명의 기폭제가 된 2‧28민주운동 그리고 낙동강 방어선 전투가 있었던 곳이 바로 대구경북"이라며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곳에서 일하는 것은 내게도 큰 기쁨이다. 대구경북 시민들도 자긍심을 가지고 보훈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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