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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킬러 문항을 없앤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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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정부와 국민의힘이 '당정 협의회'를 열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출제하지 않기로 했다. '킬러 문항'이 시험 변별력을 높이기는 하지만,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킬러 문항 배제'가 현재 사교육 시장에서 성행하는 '킬러 문항 모의고사'를 없앨 수는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사교육 의존을 줄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킬러 문항'을 없애면서 수능 변별력을 유지하자면 '준킬러 문항'을 늘릴 수밖에 없다. '킬러 문항'이 최상위권 학생들이 매달려야 하는 문제였다면, '준킬러 문항'은 중상위권 학생들까지 매달려야 하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수능이 '줄 세우기'인 한, 일정 수준의 학업 성취를 넘어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성적이 나아야 한다'는 학부모의 바람을 없애기 어렵다.

'사교육(비) 부담'을 근본적으로 줄이고, 부모 경제력과 무관하게 '공정한 수능'을 돕자면 공교육이 강해져야 한다. 하지만 한 분 선생님이 교과 지도는 물론이고 생활 지도, 진로·진학 지도까지 담당하는 현재 공교육 구조로는 사교육 시장의 경쟁력을 따라갈 수 없다.

학교 교실에 선생님 배정을 대폭 늘려야 한다. 생활 지도 전담 선생님, 교과 진도 전담 선생님, 보충수업 전담 선생님, 진로·진학 전담 선생님 등으로 구분해 현재보다 3배 이상 많은 선생님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 사교육비 투입에 비하면 그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부모 경제력에 따른 학생들의 '교육 기회' 차이도 줄일 수 있다. '학교 밖 아이들'을 줄이고, 향후 사회적 피해와 비용을 줄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선생님의 애정 어린 '한마디'가 학생의 인생을 바꾸는 경우는 허다하다. 교과 공부도 마찬가지다. '정해진 진도'와 무관하게, 학생의 속도에 맞게 보충수업 선생님이 개별 지도를 한다면 이른바 '수포자'도 훨씬 줄어들 것이다.

'킬러 문항'을 없앤다고 공교육이 강해지지는 않는다. '킬러 문항 사교육'이 '다른 사교육'으로 바뀔 뿐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사설 학원으로 몰리는 것은 사설 학원 경쟁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들을 다시 공교육으로 불러들이자면 학교 경쟁력이 사설 학원만큼 강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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