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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막 오른 ‘제2의 중동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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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현 논설실장
이대현 논설실장

1975년 중동 시장에 처음 뛰어든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항만공사가 있다는 정보를 뒤늦게 입수했다. '20세기 최대 역사'로 불린 사우디 주바일 산업항 공사였다. 1976년 2월 정주영 현대건설 회장은 입찰가를 8억7천만 달러로 최종 결정했다. 입찰 결과 최저가인 9억 달러를 써낸 미국 업체가 낙찰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입찰 업무를 맡은 현대건설 임원이 8억7천만 달러는 너무 낮다는 생각에 정 회장의 지시를 어기고 9억3천만 달러를 써낸 것이었다.

하지만 뜻밖의 반전이 일어났다. 미국 업체가 제시한 9억 달러는 유조선 정박시설에만 한정된 금액이었고, 결국 사우디는 최저가인 9억3천만 달러를 써낸 현대건설을 최종 낙찰자로 결정했다. 담당 임원의 고집 덕분에 현대건설은 6천만 달러의 이득을 본 셈이다. 9억3천만 달러는 당시 정부 예산의 4분의 1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현대건설이 사우디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발주한 50억 달러(6조5천억 원) 규모의 석유화학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국내 기업이 사우디에서 따낸 공사 중 최대 금액이자 해외 건설 수주 전체를 통틀어 역대 7위 규모다. 수주에 성공한 프로젝트는 주바일 산업항 인근에 석유 플랜트를 짓는 사업이다. 하늘의 정주영 회장이 웃음을 터뜨렸지 싶다.

이번 쾌거는 기술, 신뢰, 외교 등 '3박자'가 맞아떨어져 거둔 성과다. 현대건설은 사우디 건설 현장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170여 건, 232억 달러 규모 공사를 완벽하게 해냈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가 발족한 '원팀코리아'의 지원이 더해져 쾌거를 거뒀다. 기업과 정부, 민과 관이 뭉쳐 이뤄낸 성과여서 의미가 각별하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사우디 등 중동 건설시장 규모는 6천943억 달러(약 911조 원)로 전년(6천177억 달러)보다 12.4%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특수'가 사라짐에 따라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우리로서는 '제2의 중동 붐'을 통해 경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과 신뢰를 갖춘 기업들의 노력과 정부의 전폭적인 뒷받침이 합쳐지면 제2의 중동 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중국(中國) 대신 중동(中東)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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