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벼랑 끝에 몰린 삼성 '김지찬·김태훈 활용법' 바꿔야 산다

이번 주말 한화와의 3연전이 승부처
더 밀리면 시즌 전체 운용 어려워져
불펜과 수비 불안 해결 방법 찾아야
김지찬 수비 제외 후 대타, 대주자로
김태훈은 당분간 필승조로 안 써야

삼성 라이온즈의 2루수 김지찬. 최근 실책이 잦아지고 이것이 패배의 빌미가 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2루수 김지찬. 최근 실책이 잦아지고 이것이 패배의 빌미가 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삼성 제공

방패가 허술하다. 벼랑 끝에 간신히 서 있는데 방패를 고쳐 잡지 않으면 낭떠러지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 프로야구 2023시즌 꼴찌에 머물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가 불펜과 수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위기를 헤쳐나가기 어려워 보인다.

프로야구 순위표(28일 기준)를 보면 2연패를 기록한 삼성은 최하위다. 꼴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던 한화 이글스가 6연승을 질주하면서 삼성을 한 계단 아래로 밀어내고 9위에 올라 있다. 반면 삼성은 27, 28일 분위기가 좋지 않던 롯데에게 연거푸 패했다.

삼성과 한화의 승차는 4경기. 삼성은 마침 30일부터 한화와 대구 홈에서 3연전을 치른다. 여기서 밀리면 전반기 탈꼴찌는 어려워진다. 후반기 들어서도 중위권 싸움은커녕 꼴찌에서 벗어나기가 요원해질 수도 있다. 삼성에겐 이번 한화전이 마지노선이다.

삼성은 투타에서 엇박자를 내면서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선발투수진이 분전했으나 타선이 침묵하고 불펜이 무너지면서 고전했다. 뽑아내는 점수는 적고 불펜은 헐거우니 역전패가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27, 28일 롯데에 패한 건 뼈아팠다. 27일엔 선발 원태인이 8이닝 2실점으로 역투했으나 3대5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28일에는 5대0으로 앞서다 6대9로 역전패했다. 숨 쉬기 버겁던 롯데는 삼성이란 인공호흡기 덕분에 기사회생했다.

불펜이 흔들리는 데 수비마저 도와주지 못해 연패에 빠졌다. 27일 삼성이 3대2로 앞선 9회말 1사 1, 3루 위기에서 3루수 김호재가 땅볼 타구를 잡은 뒤 2루수 김지찬에게 던졌는데 이를 받은 김지찬의 1루 송구가 좋지 않아 병살 플레이를 완성하는 데 실패했다. 동점을 내준 삼성은 곧바로 끝내기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28일엔 2루수 김지찬이 송구 실책, 포구 실책을 잇따라 범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그렇게 내준 점수가 5점. 5대0으로 앞서다 실책이 빌미가 돼 동점을 허용했다. 선발 알버트 수아레즈가 5⅔이닝 동안 8실점했는데 이 중 자책점은 3점뿐이었다. 8회말 등판한 불펜 김태훈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밖에 잡지 못한 채 볼넷 2개와 안타를 내주며 실점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불펜 요원 김태훈. 최근 경기 후반 깔끔한 투구 내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불펜 요원 김태훈. 최근 경기 후반 깔끔한 투구 내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삼성 제공

이미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해도 변화를 줘 실수를 예방할 수는 있다. 김지찬은 주전 2루수, 김태훈은 불펜 필승조다. 이제 이들의 활용법을 바꿔야 길이 보일 판이다. 지금 삼성은 선수들의 기를 죽이지 않고 자신감을 찾아주기 위해 기다려줄 여유조차 없다. 승차가 더 벌어지면 쫓아가기 어렵다. 자칫 코칭스태프 자리도 흔들릴 수 있다.

선발 요원인 수아레즈를 마무리로 기용하는 건 마지막으로 내밀 수 있는 카드다. 그 전에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 수비, 특히 송구가 불안한 김지찬은 당분간 대타나 대주자로 활용하는 게 변수를 줄이는 길이다.

김태훈은 이미 점수 차가 벌어진 경기에 기용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투구 내용을 다듬어야 한다. 포크볼이 더 떨어져야 상대를 속일 수 있다. 지금처럼 밋밋하게 밀려 들어오면 치기 좋은 공이 된다. 투심패스트볼도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던지지 못하면 위력이 반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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