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민식 "예순 넘은 나이, 다양한 인간군상 표현 욕구 넘쳐요"

부천국제영화제 특별전 기자회견…"베이스캠프서 숨 고르는 느낌"
젊은 시절 단편 2편도 공개…"발 연기 달인으로 놀림당할까 끔찍"

최민식 배우가 30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민식 배우가 30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6학년'(예순)이 넘어가면서 나름대로 이해의 폭도 넓어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진짜 이제부턴 더 많은 장르, 더 많은 영화에서 다양한 인간군상을 표현하고픈 욕구가 넘쳐나네요. 자꾸 나이를 먹어가는데, 뭐랄까, 이유 없는 자신감이라고 할까요."

올해 61세인 배우 최민식이 30일 열린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최민식 배우 특별전' 기자회견에서 나이가 들수록 불타오르는 연기에 대한 열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번 특별전은 최민식의 연기를 조명하기 위한 것으로, 그가 자기 출연작 중 직접 선정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92), '쉬리'(1999), '해피엔드'(1999), '파이란'(2001), '올드보이'(2003) 등 10편을 상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민식이 출연한 한국영화아카데미 단편영화 '수증기'(1988)와 '겨울의 길목'(1989)도 디지털 복원을 거쳐 처음으로 공개된다.

최민식은 연합뉴스를 통해 "이렇게 하면서(특별전을 준비하면서) 잠깐이나마 과거를 돌아보게 됐다"며 "그러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됐다. 미래를 향한 발돋움이랄까, 베이스캠프에서 숨을 고르는 그런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또 "앞으로 제 연기나 작품 활동에 있어 엄청난 자극제가 되는, 그래서 다시 정신 차리고 반성할 건 반성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점을 짚게 되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편으론 좀 부끄럽고, 뭔가 막 발가벗겨진 느낌이랄까"라며 부담감도 숨기지 않았다.

단편영화 두 편에 대해서는 대학 졸업 무렵 찍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아주 일 년 치 안줏거리가 될 것 같다. 많은 동료 영화인이 와서 볼 텐데 '완전 발 연기의 달인이었구먼'이라는 농담으로 놀림당할 것을 생각하니 아주 끔찍하다"며 농담하기도 했다.

최민식은 본인 연기의 변천에 관해서는 "굳이 작품마다 변화해야겠다는 강박은 없다"며 "(영화 속) 이야기와 제가 표현하는 인물이 다르고, 시대적 상황과 환경, (극중 인물이) 처한 상황도 다르고, 거기에 몰입하다 보니 자연스러운 변주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민식에게 연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고교 시절 대학교 연극과 입시 준비를 위해 극단에 들어가 연기 인생을 시작한 것을 회고하고 "장사해본 경험도, 직장생활 해본 경험도 없고, 이것(연기)밖에 해온 게 없어 밥을 안 먹으면 안 되듯, 그냥 생활이 돼버린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까지도 너무 사랑하는, 언젠가 사랑이 식을 땐 미련 없이 떠날 것 같지만, 너무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어 지금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연기는) 숨 쉬는 것, 밥 먹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대배우'라는 호칭에 대해선 "신구 선생님도, 이순재 선생님도 계시고, 이순재 선생님은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연극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시는데 그런 분들이 대배우"라며 "전 아직 어림 반 푼어치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배우로서 인생의 풍요로움과 깊이를 더해 신구 선생님이나 이순재 선생님처럼 그 연세까지 활동할 수 있다면, 많은 것을 삶에 대해 느끼고 작품을 더 즐기고 음미하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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