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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TK에 큰 바위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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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현 논설실장
이대현 논설실장

학창 시절 교과서에 실린 소설 '큰 바위 얼굴'(The great stone face)을 감명 깊게 읽었다. '주홍 글씨'로 유명한 미국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의 작품이다.

소설 주인공 어니스트는 앞산의 큰 바위 얼굴을 닮은 한 아이가 이 고장에서 태어나 위대한 인물이 되어 돌아온다는 전설을 믿으며 고향에서 산다. 큰 바위 얼굴을 닮았다고 믿었던 사람이 세 명이나 왔지만 모두 아니었다. 부자 '게더 골드'(Gather gold), 장군 '피와 천둥의 노인'(Old blood and thunder), 대통령 후보 '늙은 바위 얼굴'(Old stoney phiz)도 큰 바위 얼굴 주인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느 날 한 천재 시인이 고향에 돌아와 선한 삶, 성스러운 사랑, 많은 지혜로 사람들에게 감화를 주는 백발의 어니스트를 만났다. 이 시인은 어니스트야말로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어니스트가 큰 바위 얼굴"이라고 외쳤다. 마을 사람들은 전설이 이뤄졌다고 믿었지만 어니스트는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자기보다 현명하고 훌륭한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소설 '큰 바위 얼굴'에서 착안해 미국은 1941년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 대통령 조각상을 만들었다. 얼굴이 새겨진 주인공은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다.

울산시가 얼마 전 '위대한 기업인 조형물 건립 사업'을 철회했다. 조례 입법과 예산 편성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으로 정중히 예를 다해 모셔야 할 분들인데도 그 진의가 훼손되고, 창업가에 대한 이미지 손상이 우려됐다는 게 철회 이유다.

세금을 들여 대기업 창업주 흉상을 만드는 것을 비판할 수는 있다. 하지만 갈수록 희미해지는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들을 기리는 공간은 필요하다고 본다. 처음엔 반대가 있었으나 미국 러시모어산 큰 바위 얼굴은 미국 대통령이 중대 국사를 발표하는 역사적 공간이 됐다. 정주영, 최종현, 신격호 등 대한민국 산업화 주역들의 얼굴이 새겨진 한국의 큰 바위 얼굴을 볼 수 없게 된 것이 아쉽다. 이참에 박정희 이병철 김수환 등 한국을 대표하는 거인들을 배출한 대구경북에서 군공항(K2) 후적지에 한국의 큰 바위 얼굴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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