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 프로의 골프미학] <13>티잉 그라운드에서 실수 줄이기

티잉그라운드에서 최대한 평지를 찾아라
골프는 경사와의 싸움, 드라이버·우드 샷시 세심하게 봐야

티샷을 할 때, 주변을 면밀주도하게 살핀 후 평지에 티를 꼽아야 한다. 황환수 프로 제공
티샷을 할 때, 주변을 면밀주도하게 살핀 후 평지에 티를 꼽아야 한다. 황환수 프로 제공

"티잉 그라운드에서 최대한 평지를 찾아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필드에서 자신의 볼을 선택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티샷 지점이다. 물론 한정된 두 클럽 이내이지만 티샷을 위해 만든 이 공간에서 골퍼는 자유롭게 자신의 볼을 내려놓을 수 있다.

최근 내장객 급증으로 티샷지점을 나이론 매트로 조성한 골프장들이 많지만 일반적으로 티샷지점은 평탄한 잔디로 조성, 페어웨이의 연장선으로 여길 수 있도록 만들어 특별한 지역임을 표현한다. 하지만 상하좌우의 수평이 정확하게 이뤄져야 하는 티샷구역이 때론 평탄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기울기가 있는 티샷지역은 타구의 방향에 매우 민감하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불문가지다.

◆최대한 평평한 지점에 티를 꽂아라

내리막 경사를 파악하지 못한채 티샷을 할 경우 구질은 반드시 밀리는 듯한 슬라이스 볼을 만들어내 아웃오브 바운드(OB)의 가능성을 매우 높이기 마련이다. 또 이와 반대로 가끔 볼이 발보다 높은 경사에 티샷을 하는 경우 골퍼의 의지와 상관없이 훅성 구질이 만들어질 공산이 매우 크다. 실제로 티샷 지역은 카트 곁에서 곧바로 다가설 수 있는 지점인 까닭에 경사의 유무를 손쉽게 확인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평평한 곳을 주의깊게 관찰해야만 비로소 발견할 수 있다. 막상 티박스에 올라선 뒤 경사를 살펴보려고 노력해도 미세한 경사는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일정한 거리감을 두고 살펴볼 때, 비로소 눈에 띄는 골프장의 경사는 막상 볼이 있는 지점에 다가서면 대부분 평지형태로 착각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경사가 볼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는 골퍼가 의외로 많다.

프로골퍼가 경사지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이유는 자신의 볼을 경사지의 영향에서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골프의 시작은 첫 티샷부터 시작해 홀을 거듭하는 가운데 경사와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어웨이는 경사지로 엉켜있는 정글과 다름 없으며, 그린은 어느 골프장이 더 구겨 놓을까 앞다퉈 경쟁하는 장과 흡사하다.

골프는 사실 경사와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이버나 우드를 칠 때는 미세한 차이가 천양지차(페어웨이냐 OB냐)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 황환수 프로 제공
골프는 사실 경사와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이버나 우드를 칠 때는 미세한 차이가 천양지차(페어웨이냐 OB냐)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 황환수 프로 제공

◆미세한 경사가 큰 오차를 만들게 마련

티잉그라운드는 모든 골퍼의 경쟁구도가 갖춰진 사각링과 다를 바 없다. 자칫 경사도를 미처 파악하지 못한 채, 자신의 의도와 전혀 다른 구질이 나오면 애먼 자신의 스윙을 탓하거나 좌절감에 빠지기 십상이다. 특히 드라이버샷은 먼거리의 페어웨이를 겨냥해 휘두르기 때문에 미세한 경사에도 많은 오차를 양산하기 마련이다.

드라이버나 우드 티샷을 할 때는 더욱 더 지면의 경사를 살피고 유의해야만 한다. 장타를 요구하는 샷은 작은 오차에도 불구하고 원거리의 편차가 심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물론 이 모든 잘못된 상황에서도 균형감을 유지하면 될 것이라는 반문에는 할 말이 없다.

대체로 아마추어 골퍼의 성향을 유심히 관찰하면 실제 필드에서 오로지 자신이 보내야 하는 볼의 방향에만 모든 촉각을 곤두세워 정작 볼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경사면에 대한 고려를 별로 하지 않는다.

골프스윙은 오랜 시간과 비용을 투여해 완성시켜나가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경사면을 살펴 오류를 방지하는 것은 섬세한 관심과 순간적 살핌의 지혜만 있으면 가능한 영역이다. 불로소득인 셈이다. 골프는 실수를 줄여가는 게임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18홀 내내 실수가 없는 라운드를 완성했다면, 비거리로 인한 손실 뿐 상당한 수준의 스코어를 완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스윙으로 인한 실수는 많은 시간과 땀흘리는 노력이 소요되지만, 상황에 대한 주의·관심· 관찰로 실수를 줄여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이것이 바로 '도랑치고 가재잡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획득할 수 있는 현명함이 아닐까 싶다.

골프 칼럼니스트(황환수 골프 아카데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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