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일본 도쿄에서 '기적'을 썼다. 난관을 뚫고 세계 야구 최강국을 가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2라운드)에 진출했다. 17년 만에 일궈낸 대회 8강행. 이젠 미국으로 건너가 더 높은 곳을 꿈꾼다. 쉽지 않은 길이다.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 극적 승부에서 살아남은 만큼 대표팀의 사기는 어느 때보다 높다.
◆베테랑 불펜과 차세대 거포
KBO프로야구는 '전성기'를 구가 중이다. 2024시즌 사상 최초로 1천만 관중 시대를 연 데 이어 2025시즌엔 1천200만 관중 고지를 돌파했다. 반면 야구대표팀을 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국제 대회에서 부진을 거듭한 탓. '몸값에 거품이 끼었다'는 비난도 많았다.
WBC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한국은 2009년 이후 무려 17년 동안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2026 WBC을 앞두고 절치부심했다. 류지현 감독을 필두로 일찌감치 준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부상으로 최상의 전력을 꾸리기도 어려웠다.
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회 조별리그 C조 마지막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였다. 상대는 호주. 대만, 호주와 나란히 2승 2패로 동률인 상황이라 세 팀 간 최소 실점률을 따져야 했다. 한국은 '5점 차 이상으로 이기면서 2점 이하로 실점'해야 할 처지였다.
그 어려운 걸 해냈다. 한국은 호주를 7대2로 꺾었다. 조 1위 일본과 함께 미국행을 확정했다. 애초 우려는 타선에 비해 약한 마운드. 42살 베테랑 불펜 노경은(2이닝 무실점)의 투혼이 빛났다. 문보경은 공격을 이끌었다. 홈런 1개를 포함, 3안타를 치며 4타점을 쓸어담았다.
한국은 경기 초반 돌발 변수를 만났다. 선발 손주영이 1이닝을 소화한 뒤 2회말 투구를 준비하다 팔꿈치 통증을 느꼈다. 노경은이 급히 마운드에 올랐다. 우려를 딛고 2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다. 그 덕분에 한국은 경기의 주도권을 계속 쥘 수 있었다.
25살 문보경의 방망이는 뜨거웠다. 0대0으로 맞선 2회초 우월 2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3대0으로 앞선 3회초엔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5회초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더 보탰다. 이날 한국은 딱 5점 차로 이겼다. 문보경 덕분에 다른 선수들은 3점만 더 보태면 됐다.
◆메이저리거 많은 강호 만나
격전을 치른 대표팀은 10일 하루 쉰다. 그리고 11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미국 마이애미로 간다. '비행기 세리머니'를 하며 8강행을 꿈꿨는데 진짜 현실이 됐다. 마이애미에선 14일 8강전을 치른다. 마이애미 한인 사회는 벌써 들썩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일대 한인 인구는 대략 1만명. 현지 한인회는 한국팀 응원을 준비한다. 한인들이 한자리에서 응원할 수 있게 입장권을 공동 구매한다는 계획. 플로리다 한인회도 팔을 걷어붙일 태세다. 단체 응원을 위한 교통편 등을 준비 중이다.
한국의 8강 상대는 D조 1위. 도미니카와 베네수엘라가 8강 진출을 확정했으나 조 1, 2위는 아직 가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12일 열리는 두 나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는 곳이 조 1위를 차지해 한국과 8강에서 만난다. 어느 나라든 한국에겐 버거운 상대다.
도미니카는 WBC 최강 타선을 자랑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주름잡는 강타자가 즐비하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 후안 소토(뉴욕 메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이 방망이를 휘두른다.
베네수엘라도 도미니카에 버금간다. 거포인 데다 발까지 빠른 로날드 야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 3년 연속 타격왕에 오른 루이스 아라에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명포수 살바도르 페레스(캔사스시티 로열스) 등 '슈퍼스타급' 메이저리거가 주축이다.
타선에 비해 마운드가 약한 게 한국의 고민. 2라운드에선 1라운드 엔트리 30명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게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부상으로 빠졌던 한국계 강속구 불펜 라일리 오브라이언이 합류한다면 큰 힘이 된다. 강속구를 던지는 문동주가 합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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