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신축 아파트서도 외벽 철근 노출…부실시공 불안 확산

입주민 반발 속 건축물 구조안전진단 실시 방침
시공사 “시공용 가설 철근 마감 문제, 안정성 문제 없어"
현장 노무자 숙련도, 외국인 근로자 소통문제 지적도

대구 수성구 한 신축 아파트. 외벽 바깥으로 철근이 노출된 곳에 보수공사가 이뤄진 흔적이 남아있다. 김윤기 기자
대구 수성구 한 신축 아파트. 외벽 바깥으로 철근이 노출된 곳에 보수공사가 이뤄진 흔적이 남아있다. 김윤기 기자

있어야 할 철근이 누락된 이른바 '순살아파트'가 대거 발견된 가운데 두달 전 입주한 대구 한 신축아파트에서는 아파트 외벽 바깥으로 철근이 노출돼 입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시공사는 안전문제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건설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신축 아파트 입주자들 다수가 냉가슴을 앓는 실정이다.

지난 6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는 아파트 2개동에서 철근이 노출돼 논란을 빚고 있다. 철근이 드러난 곳은 아파트 약 7층 높이의 측면 외벽 2곳이었다.

시공사는 지난달 노출된 철근을 잘라내고 콘크리트 피복층을 복원하는 보수공사를 실시했다. 문제의 철근이 시공용 가설 철근으로 건축물 안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회사 입장이다.

이곳 현장 관계자는 "철근 시공 과정에서 임시로 설치한 철근은 제거하거나 다른 철근과 묶어둬야 하는데 누락된 부분이 있었다"며 "해당 벽체 균열조사, 철근비파괴 시험 결과 설계도 및 구조기준에 적합하게 시공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입주자들은 여전히 시공사의 의견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입주자 A씨는 "튀어나온 철근 보수공사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 및 사진자료를 요청하고 있으나 조합 측이 이렇다 할 이유도 없이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조합이나 시공사 측 설명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다른 입주자 B씨는 "외벽에 철근이 노출되는 게 흔한 일도 아니고, 발코니 바깥 국기게양대 설치 과정에서 콘크리트층이 탈락하는 문제가 노출되기도 했다. 일부 세대에서는 섀시 마감 문제로 비가 새는 등 시공 품질에 대한 의문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이처럼 반발이 커지면서 시공사와 재건축조합, 일반분양자 등이 협의해 선정한 제3의 구조설계사를 통한 건물 구조안전성 확인 작업이 이달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수성구청도 입주자 안전과 재산권 보호를 위해 현장을 수시 확인하고 공사 관계자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91개 아파트 단지 중 15개 단지에서 있어야 할 철근이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폭넓게 퍼진 불안감이 쉽게 가라앉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건설현장에서는 책임시공이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실태를 지적한다. 인천에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를 부른 '무량판구조' 등 신공법 적용이 늘고 있지만 현장 노무자들의 수준은 과거보다 되려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감리업계 한 관계자는 "숙련도가 낮은 저연차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하자가 늘고 있다. 한국말을 잘 못해 문제를 세세하게 지적한 이후에도 똑같이 잘못된 방식으로 시공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며 "감리 기능 강화만으로 문제를 바로잡기 어려운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 수성구 한 신축 아파트 외벽을 뚫고 나온 철근. 독자 제공
대구 수성구 한 신축 아파트 외벽을 뚫고 나온 철근.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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