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확대되면서 양극재 수출액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수요에 따라 배터리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종류 구분없는 배터리 전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NCM 배터리에 집중했던 국내 기업들도 LFP 배터리로 시선을 확장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기업들의 대미(對美) 양극재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7.8% 급증했다. 지난해 8월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며 한국산 배터리가 세액공제 등 수혜를 입어 양극재 수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IRA를 발효하며 양극재를 배터리 '부품'이 아닌 핵심 광물과 동일하게 '구성 소재'로 분류하면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이 혜택을 받게 됐다. 즉 미국 시장에서는 중국산 양극재보다 한국산 양극재가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한국 기업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6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각국에 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은 LG에너지솔루션이 41.1GWh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 CATL이 만든 배터리 사용량이 급증(38.9GWh)하며 LG에너지솔루션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SNE리서치는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비중국 시장에서도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며 "최근 테슬라나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LFP 배터리 쪽으로 판도가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양극재는 구성요소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 양극재로 NCM(니켈·코발트·망간)을 사용한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수명이 길고 충전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가격이 비싸고 고온에서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은 단점이다. 양극재로 LFP를 사용한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지 않아 출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안정성이 비교적 높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간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저렴한 LFP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LFP 배터리는 요구되는 기술력이 높지 않아 그간 중국 업체들이 주력해 온 분야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그간 주력하던 NCM 배터리에서 LFP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앞으로 전기차 시장은 중저가 모델은 LFP 배터리를, 고가 모델은 NCM 배터리를 탑재하는 식으로 수요에 따라 재편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기술 수준이 높아 LFP 분야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는 데 무리가 없다. 이제부터는 종류에 관계 없는 배터리 기업들의 전쟁이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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